트럼프, 뮬러 상원 출석 여부에 "법무장관에 달려"…하원도 출석 추진
'과묵함의 대명사' 뮬러, 왜곡 바로잡으려 의회 공개 증언 택할지 주목
격화하는 美특검보고서 왜곡 논란…뮬러 직접 등판할까
미국에서 특검보고서 왜곡 논란을 둘러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와 민주당 간 대치가 격화하면서 수사의 주역인 로버트 뮬러 특검이 공개적으로 입을 열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특유의 과묵함으로 유명한 뮬러 특검은 수사 종료 후 공개 발언을 삼가왔지만 윌리엄 바 법무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제출받아 아전인수식으로 왜곡했다는 의혹이 확산하면서 뮬러 특검이 직접 등판할 수도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로이터·AP통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3일(현지시간) 뮬러 특검이 상원에 출석해 증언하도록 할 것이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건 법무장관에게 달린 일"이라고 답했다.

특검이 법무부의 지휘를 받기 때문에 뮬러 특검의 청문회 출석 여부도 바 법무장관이 결정할 일이라는 취지다.

린지 그레이엄 상원 법사위원장도 이날 뮬러 특검에게 서한을 보내 상원에 해명할 의사가 있는지 물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바 법무장관이 지난 1일 상원 법사위에 출석해 내놓은 특검보고서 관련 주장에 잘못된 점이 있다면 상원에 설명해도 된다는 취지다.

당시 민주당 상원의원들은 바 법무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왜곡하고 있다고 맹공했다.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 법사위에서도 뮬러 특검의 출석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미 NBC방송 의회 출입기자는 트위터를 통해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특검팀과 뮬러 특검의 법사위 증언에 대해 직접 논의를 시작했다"면서 "확정된 것은 아니며 시점도 정해지지 않았다"고 전했다.

ABC방송 의회 출입기자도 "하원 법사위가 뮬러 특검의 청문회 출석과 관련해 특검팀을 직접 접촉하고 있다"면서 "민주당은 이달 15일에 (뮬러 특검이 출석하는) 청문회를 열고 싶어하지만 확정된 것은 없다"고 트윗을 올렸다.

민주당은 뮬러 특검의 입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 의혹과 수사 방해 시도에 대한 적나라한 설명을 듣고 바 법무장관의 의도적 왜곡이 있었는지 파헤친 뒤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할 계획으로 보인다.
격화하는 美특검보고서 왜곡 논란…뮬러 직접 등판할까
그러나 특검 보고서 제출 이후 공개 발언을 삼가온 뮬러 특검이 의회 청문회에 출석해 직접 입을 여는 쪽을 택할지, 바 장관이 특검 보고서를 둘러싼 논란 격화의 위험을 무릅쓰고 뮬러 특검의 청문회 출석을 허용할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 나온다.

CNN방송은 이날 뮬러 특검이 그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적으로 입을 열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CNN은 연방수사국(FBI) 국장으로 재직할 때도 가급적 언론을 피하던 뮬러 특검이 특유의 과묵한 성품 덕분에 현직 대통령 수사라는 고난도 임무의 적임자라는 평을 얻게 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뮬러 특검의 침묵 탓에 생긴 공백을 바 법무장관이 특검 보고서에 대한 자신의 해석으로 메우면서 뮬러 특검이 직접 설명하지 않아도 보고서만으로 충분할 것이라는 예상이 힘을 잃게 됐고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 이득을 얻게 됐다고 지적했다.

뮬러 특검도 특검보고서를 법무장관에게 제출한 이후 요약본 등이 공개된 과정에 불만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4쪽짜리 특검보고서 요약본이 의회에 제출된 뒤 그가 "수사결과의 맥락과 성격, 실체를 완전히 포착하지 못했다"는 항의서한을 바 법무장관에게 보낸 것이 뒤늦게 알려졌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