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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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의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오전 쿠바로 망명할 준비를 마쳤지만, 러시아가 이를 만류했다고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CNN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마두로 대통령은 활주로에 비행기까지 대기해둔 상태였다"며 "오늘 아침 떠날 준비가 돼 있었다"라고 주장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어 "러시아가 마두로 대통령에게 '떠나지 말고 머물라'는 뜻을 내비쳤다"고 덧붙였다. 마두로 대통령은 쿠바의 아바나로 향할 예정이었다고 폼페이오 장관은 전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마두로 정권에 보낼 메시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비행기를 출발시켜라"며 베네수엘라를 떠날 것을 촉구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마두로 대통령의 '망명 시도'와 관련한 정보의 출처에 대해선 함구하면서도 미국은 공개된 자료들을 살펴볼 뿐 아니라 현장에 있는 수많은 사람과 소통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외신들이 보도했다.

반면 마두로 대통령은 자신의 망명과 관련한 폼페이오 장관의 주장에 대해 "정말 어이없는 소리"라고 일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두로 대통령의 퇴진운동을 주도해온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이 이날 길거리로 나서 군사 봉기를 시도하면서 베네수엘라의 '한나라 두 대통령' 정국이 다시 한번 격랑에 휩싸인 가운데 미국은 '과이도 임시 대통령' 체제에 힘을 실으며 마두로 정권 퇴진을 위한 전방위 압박에 나섰다.

과이도를 지지하는 미국과 마두로 대통령 간 갈등 속에서 미연방항공청(FAA)은 이날 자국 민항기의 베네수엘라 영공 저공비행을 금지했다.

FAA는 "정치적인 불안과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며 베네수엘라 영공에서 자국 항공기가 2만6000피트(7.92㎞) 아래로 비행하는 것을 금지한다고 했다. 개인 제트기를 비롯해 베네수엘라에 머무는 모든 항공기에도 48시간 내로 철수할 것을 명했다.

한경닷컴 뉴스룸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