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경제가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 강화로 인해 2년 연속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국제통화기금(IMF)은 28일(현지시간) 이같은 내용을 담은 지역경제전망 보고서를 발간하고 올해 이란의 소비자물가상승률이 37.2%에 달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2020년엔 물가가 31.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IMF 중동·중앙아시아국은 매년 봄 지역경제보고서를 발간한다.

IMF는 이란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올해 전년대비 약 6% 줄어들 것으로 봤다. 현실화된다면 2012년 이후 가장 큰 위축폭이다. 이란은 2012년 버락 오바마 당시 미국 대통령의 제재 조치 영향으로 경제성장률 -7.7%를 냈다. IMF는 작년 10월 보고서에선 올해 이란 GDP가 3.6% 감소할 것으로 예상했으나 미국이 대이란 제재 수위를 높이면서 이란 경제상황이 더 나빠질 것으로 보고 전망치를 조정했다. 지하드 아주르 IMF 중동·중앙아시아국장은 AFP와 CNBC 등 외신에 “미국이 제재 재개에 나선 것은 이란의 경제 성장률과 인플레이션 상황에 악재”라며 “올해 물가상승률이 40% 이상까지도 급등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은 작년 11월부터 이란에 대한 2단계 경제·금융 제재를 재개했다. 원유, 석유화학제품, 에너지 분야, 금융 등의 거래를 막았다. 지난 22일엔 이란산 원유 수출을 전면 봉쇄한다고 발표했다. 한국 중국 일본 인도 대만 이탈리아 그리스 터키 등 8개국에 올해 5월 2일까지 한시적으로 이란산 원유 수입을 허용했으나 예외 연장을 하지 않기로 했다. 이란이 미국과의 새로운 핵 협상에 나서도록 압박하기 위해서다.

이란의 원유 수출이 본격 줄면 실제 경제 타격은 더 클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원유 수출은 이란의 ‘생명줄’”이라며 “작년 5월 하루 280만 배럴만큼 원유를 수출했지만 최근 하루 수출량이 130만 배럴 수준으로 확 내렸고, 미국의 예외조치가 종료되는 다음달부터는 수출량이 더 줄어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IMF는 중동 지역 일대 불확실성이 늘면서 경제 전망도 불투명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중동 전체 경제 성장률은 전년대비 0.1%포인트 하락한 1.3%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