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의 은행 감독기구인 유럽은행감독청(EBA)이 대규모 ‘돈세탁’ 혐의를 받는 덴마크 최대 상업은행 단스케방크에 대한 조사를 후속 조치없이 종결했다. 불법 금융 활동을 제대로 제재하지 못하는 EBA를 전면 개편해야 한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29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BA 이사회는 단스케방크의 불법 돈세탁 조사 결과를 보고서로 채택하지 않고 사건을 마무리 짓기로 했다.

FT는 “45쪽 분량의 이 보고서에는 단스케방크가 덴마크와 에스토니아 당국의 감독하에서 네 건의 EU법을 위반한 혐의와 후속 조치 권고안 등이 담겼다”며 “하지만 지난 16일 열린 EBA 이사회에선 이 보고서가 부결됐다”고 전했다.

작년 9월 밝혀진 ‘단스케 스캔들’은 단스케방크의 에스토니아 지점에서 2007년부터 2015년까지 9년간 2000억유로(약 258조원)에 달하는 러시아의 ‘검은돈’이 세탁된 사건이다. 국제 범죄조직들이 돈세탁을 위해 유럽의 취약한 은행시스템을 이용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EU 집행위원회는 “EU 감독기관의 권한을 강화해야 한다”고 비판했다. 발디스 돔브로브스키스 EU집행위 부위원장은 “유럽에서 가장 큰 돈세탁 스캔들에 대해 EBA 이사회가 아무런 조치를 하지 않은 것이 실망스럽다”며 “입법을 통한 (감독시스템의) 개혁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