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석탄 수출·석유제품 수입 실태 상세히 보도
일부 전문가, 트럼프의 돌출행동이 제재이행 저해 우려


북한이 해상 밀수출 등으로 유엔 제재를 계속 피해왔으며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이번 방러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에게 제재 완화 도움을 구하려는 목적으로 보인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그러면서 유엔 대북제재위원회 전문가패널 좌장인 휴 그리피스 조정관 인터뷰 내용 등을 통해 북한이 그동안 어떻게 석탄과 석유를 몰래 거래해왔는지를 상세히 소개했다.
WP "김정은, 북러 정상회담서 제재완화 도움 구할 듯"

지난 3월 유엔 제재 감시단이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산 석탄 300만 달러(34억7천만원) 상당을 실은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작년 4월 인도네시아 당국에 억류됐다.

북한 측이 2017년 주 자카르타 북한 대사관에서 인도네시아 사업가 하미드 알리와 미팅을 열어 석탄 선적을 추진했고, 이후 '후통 광물'(Huitong Minerals)이라는 이름의 회사를 통해 알리에게 대금 76만 달러를 지급했다고 보고서는 밝혔다.

송금기록에 따르면 JP모건체이스 은행이 관여했다.

이 거래의 중심에는 '정성호'(Jong Song Ho)라는 이름의 북한 남성이 있으며, 그가 북한 '진명무역 그룹'과 '진명 조인트 은행'의 회장 명함을 썼다고 WP는 전했다.

그리피스 조정관은 WP와 인터뷰에서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억류됐을 때는 대북 제재의 승리로 보였지만, 최근 인도네시아 당국이 북한산 석탄을 다른 배에 옮겨 싣도록 허락했고 그 배는 곧장 말레이시아로 갔다"고 말했다.

이어 "이는 명백히 유엔제재 위반이기에 말레이시아에 조사를 의뢰했다"며 "제재 이행을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북한산 석탄이 불법이기에 더 싸고, 거래 당사자 입장에서는 더 많은 이익을 남길 수 있다"며 "대북 교역 당사자 중에는 범죄조직이 포함되고, 이들은 제재법을 고의로 외면한다"고 강조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와이즈 어니스트호가 작년 3월 11일 북한 남포항에서 석탄을 싣는 사진이 찍혔으며, 이 배를 억류한 인도네시아 현지 관리들은 석탄의 최종 목적지이자 수신자가 한국회사인 'E'사라고 유엔 감시단에 말했다.

E사는 유엔 감시단에 "인도네시아 현지 브로커로 보이는 사람으로부터 인도네시아산 석탄 수송제안을 받았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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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P는 북한의 석탄 수출뿐만 아니라 불법 석유제품 수입도 급증하고 있다고 밝혔다.

올해 3월 미국 재무부와 국무부는 북한과 석유제품을 몰래 거래한 것으로 추정되는 한국 선박과 싱가포르 선박을 감시 대상에 추가했다.

한국 선박 P호의 경우 유엔이 금지한 '선박 대 선박'(ship to ship) 이전 방식으로 2017년 동중국해 공해상에서 북한 유조선에 경유 4천여t을 옮겨실은 혐의를 받고 있다.

대북 전문가들은 오랫동안 많은 나라가 대북 제재를 제대로 시행하지 않았기에 북한의 제재 회피가 점점 대담해지고 있으며, 특히 일부 전문가들은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엇갈린 신호가 제재 이행을 저해한다고 우려한다.

엘리자베스 로젠버그 전 재무부 고위관리는 "전통적으로 미국이 유엔제재와 세계 치안 유지에 앞장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김 위원장에 대한 돌출행동과 대북 추가 제재 철회 지시는 국제사회에 엄청난 불확실성을 불러왔다"고 말했다.

한편, 유엔의 대북제재 감시팀은 7명으로, 소말리아 제재 감시팀보다 5배나 업무가 많지만 팀원 수는 똑같아 인력 부족을 겪고 있다.

대북제재 감시팀은 사이버공격을 받은 이후 뉴욕 유엔본부 근처의 '비공개 장소'에서 근무하며, 미국과 일본·한국·영국에서 들어오는 사진과 위성사진을 조사하고 대북거래 의심자에게 설명을 요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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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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