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우익 성향 의원들이 23일 A급전범들이 합사(合祀)된 도쿄(東京) 야스쿠니(靖國) 신사를 집단 참배했다.

한국 정부는 이에 대해 "깊은 유감"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다 함께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국회의원 모임'(이하 의원 모임) 회원 70명은 이날 오전 야스쿠니 신사의 춘계례대제(春季例大祭, 봄 큰제사)에 맞춰 이 신사를 참배했다.

일본 정부 인사로는 사토 마사히사(佐藤正久) 외무 부대신, 야마다 히로시(山田宏) 방위정무관, 에토 세이이치(衛藤晟一) 총리 보좌관이 참배했다.

참배한 의원 중에는 여당 자민당 소속 뿐 아니라 야당 일본유신의 회(모임) 소속이나 국민민주당 소속 의원들도 있었다. 70명의 참배자 규모는 작년 춘계례대제 때와 비슷한 수준이다.

의원 모임의 회원들은 매년 4월 춘계례대제, 8월 15일 일본의 2차대전 패전일, 10월 추계례대제에 야스쿠니 신사를 집단 참배하고 있다.
日의원들, A급전범 합사 야스쿠니 참배…韓정부 "깊은 유감"
아베총리는 앞서 지난 21일 직접 참배하는 대신 '마사카키'(眞신<木+神>)라는 공물을 야스쿠니 신사에 보냈다. 마사카키는 신사 제단의 좌우에 세우는 나무의 일종이다.

아베 총리는 2013년 12월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했지만 이후에는 직접 참배하지 않고 매년 2차대전 패전일이나 춘·추계 예대제에 공물을 보내고 있다.

의원 모임의 오쓰지 히데히사 회장은 아베 총리가 직접 참배하지 않은 것에 대해 "국가를 위한 판단이라면 돌아가신 분들도 이해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일본 의원들의 이날 야스쿠니 신사 집단 참배와 관련해 우리 외교부는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발표하고 "일본 정부와 의회 지도자들이 침략전쟁을 미화하고 있는 야스쿠니 신사에 또다시 참배하고 공물을 봉납한 데 대해 깊은 실망과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일본이 올바른 역사 인식을 토대로 잘못된 과거사에 대한 성찰과 반성을 통해 주변국과 국제사회의 신뢰를 회복하고 평화의 길을 걸어가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야스쿠니신사는 근대 일본이 일으킨 크고 작은 전쟁에서 숨진 사람들의 영령을 떠받드는 시설로, 제국주의 일본의 상징으로 불린다.

태평양전쟁 A급 전범 14명을 포함해 246만6천여명이 합사돼 있다. 실제로 위패와 유골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합사자 명부가 있다.
日의원들, A급전범 합사 야스쿠니 참배…韓정부 "깊은 유감"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