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자동차 판매 시장이 올 1분기 바닥을 치고 2분기부터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중국 정부가 대규모 감세 정책 등을 쏟아내는 데다 전기자동차, 고급 승용차 등의 수요가 견조해서다. 지난해 저조한 실적을 보였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신차를 대거 선보이며 반등을 노리고 있다.

◆중국 판매량 회복하나

21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의 ‘2019 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한 글로벌 완성차업체 고위 관계자들은 올해 중국 시장 내 판매량이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의 자동차 판매량은 작년에 이어 지난달(-5.2%)까지 감소세를 나타내고 있다. 중국자동차협회(CAAM)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 자동차 판매량은 전년보다 2.8% 감소한 2808만대로, 1990년 이후 30년 만에 마이너스 성장을 보였다. 독일 폭스바겐은 올 1분기에도 중국 판매량이 6.3%나 줄었다.

글로벌 자동차 업체들은 이를 ‘바닥’이라고 판단했다. 상하이 모터쇼에 참석한 요헨 골러 BMW 중국법인 대표는 “중국 시장이 완만하게 회복할 것”이라고 점쳤다. 벤츠의 모기업 다임러의 후베르투스 트로스카 대표도 “긍정적인 모멘텀이 있다”며 시장을 낙관했다.

FT는 “중국 경제의 견조한 성장세와 경기 부양책이 낙관론의 근거”라고 전했다. FT는 “지방 주민들이 낡은 자동차를 바꿀 때 보조금을 지원하는 정책과 부가가치세 인하 정책 등이 기업의 이익 회복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달부터 중국 정부가 감세 정책인 부가가치세율 인하를 단행함에 따라 수입자동차 업체들은 일제히 중국 내 차량 가격을 내렸다. 독일 BMW는 모든 차종 가격을 최고 6만위안(약 1000만원)까지 인하했고 벤츠, 재규어, 링컨, 렉서스 등도 줄줄이 가격을 낮췄다.

◆신차 대거 투입하는 글로벌 차업체들

글로벌 자동차업체들은 전기자동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장, 고급 승용차 등의 수요 확대를 바탕으로 신차 개발 계획에 집중한다는 전략이다. 전반적인 시장 침체에도 중국 내 고급차와 친환경 차량 판매량은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지난달 중국의 고급차 판매량은 전달 대비 7.5% 늘었고 1분기 친환경차 판매도 전년 동기 대비 117.8% 증가했다. 다임러에 따르면 최고급 프리미엄 자동차인 벤츠 S클래스 마이바흐는 중국 시장에서 한 달에 600대 이상이 팔리고 있다.

올 1분기 친환경차 판매 실적이 예상치를 웃돌자 중국 승용차연합회는 올해 친환경차 판매량 전망치를 기존의 160만대에서 170만대로 상향 조정했다.

폭스바겐 등 주요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상하이 모터쇼에서 새로운 SUV 모델을 선보였다. 폭스바겐은 7개의 좌석이 있는 대형 SUV ‘ID.룸즈’를, 벤츠 역시 최대 7명이 탈 수 있는 GLB를 선보였다. 스테판 월렌슈타인 폭스바겐 중국 대표는 “2020년까지 SUV 모델을 현재 6개 모델에서 최소 12개 모델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며 “모두의 취향에 맞는 SUV를 선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