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미국 경기가 ‘다소 미약한’ 수준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로써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미국 기준금리(현재 연 2.25~2.50%)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Fed는 17일(현지시간) 경기동향 보고서 ‘베이지북’을 통해 “지난달부터 이달 초까지 경제 성장은 전반적으로 다소 미약한 수준”이라고 발표했다. 베이지북은 미국 12개 지역 연방은행이 수집한 경기동향 정보를 종합한 것이다. FOMC에서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기초 자료로 쓰인다. 이번 보고서는 지난달 초부터 이달 초까지의 조사 결과를 담았다.

부문별로는 소매업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과 농업은 미·중 무역전쟁 향배에 대한 우려가 여전한 것으로 조사됐다. 물가는 대부분 지역에서 완만하게 상승했는데, 임금·수입 관세·운송비용 인상 등이 일부 반영됐다는 설명이다.

Fed는 ‘미약한’ ‘완만한’ ‘보통’ ‘탄탄한’ 등의 수식어로 경기 흐름을 표현하고 있다. 지난해 말엔 경제가 ‘탄탄하게’ 성장하고 있다고 발표했지만 올 1월 ‘완만하게’로 수식어를 바꿨다. 지난달엔 평가를 사실상 한 단계 더 낮춰 ‘다소 미약한’ 성장을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달에도 계속 ‘다소 미약한’이라는 표현을 썼다. 이달 경기 동향이 지난달과 비슷하고, 작년 말과 올초에 비해선 부진한 수준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이에 따라 금리 동결이 유력시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Fed가 정책금리를 그대로 유지할 것이라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