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중앙은행이 외환보유액의 40%가량을 단기 차입으로 메꾸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침체와 내부 정정 불안까지 겹쳐 외환위기가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터키 리라화 가치는 6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급전'으로 연명하는 터키 중앙銀
파이낸셜타임스(FT)는 터키 중앙은행이 이달 초 밝힌 외환보유액 281억달러(약 32조원) 가운데 통화스와프 등 단기차입금을 제외하면 실제 외환보유액은 160억달러(약 18조원)에 불과하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전체 외화보유액 중 40% 정도가 리라화 가치 방어 능력이 부족한 단기 차입금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은 지적에 대해 터키 중앙은행은 “(단기차입이) 외환보유액에 영향을 미치긴 했지만 국제적인 기준을 따랐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금융 전문가들은 “전통적인 중앙은행 방식이 아니고 투명하지 않다”고 우려했다. 통화스와프는 일종의 통화 맞교환이다. 터키 중앙은행의 1주일짜리 단기 통화스와프는 외화보유액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금융시장이 크게 요동치면서 ‘터키 경제위기론’이 급속도로 퍼지고 있다. 달러당 리라화 환율은 16일 한때 5.82리라까지 치솟아 작년 10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방선거를 둘러싼 정정 불안, 미국과의 외교적 갈등 등도 심화하고 있다. 이날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지난달 지방선거에서 이스탄불을 야당에 내준 것에 불복해 재선거를 요구했다. 애시 티머시 블루베이자산운용 전략가는 “재선거와 관계없이 터키의 선거 절차가 안전하지 않다는 게 확인됐다”며 “시장은 이 같은 불확실성을 싫어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은지 기자 summi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