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대지수 사상 최고치'근접'
中 상하이지수도 연중 최고치
나스닥, 6개월 만에 다시 8000 찍었다

미국 나스닥지수가 16일(현지시간) 24.21포인트(0.3%) 오른 8000.23에 마감했다. 나스닥지수가 8000선을 회복한 것은 지난해 10월 3일 이후 처음이다. 다우지수와 S&P지수도 강세를 보이며 미 증시 3대 지수 모두 사상 최고치에 바짝 다가섰다.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서만 20.6% 뛰며 미 증시 ‘붐’을 이끌고 있다. 사상 최고치(종가 기준 8109.69) 경신을 눈앞에 뒀다. 다우지수도 67.98포인트(0.26%) 상승한 26,452.66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도 1.48포인트(0.05%) 오른 2907.06에 마감했다. 다우지수와 S&P500지수는 올해 각각 13.4%와 16.0% 올랐다.

올해 미 증시 급등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중단과 예상 밖의 기업 실적 호조, 미·중 무역전쟁 종식 기대가 어우러진 결과다. 아시아 증시도 동반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일본 닛케이225지수는 올 들어 11.3% 올랐다. 중국 상하이종합지수도 올해 30% 넘게 상승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17일 중국의 올 1분기 경제성장률이 6.4%로 집계돼 시장 예상치(6.3%)를 넘었다는 소식에 0.29% 오른 3263.12로 연중 최고를 기록했다.
나스닥, 6개월 만에 다시 8000 찍었다

'돈의 힘'으로 고공행진하는 美증시…"멜트 업 걱정할 판"

미국 증시가 예상 밖의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기가 둔화하고 있는데도 3대 지수인 다우·나스닥·S&P500지수가 일제히 사상 최고를 눈앞에 두고 있다. 나스닥지수는 올 들어 20%나 올랐고, 다우지수와 S&P500지수도 각각 13%와 16%가량 올랐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래리 핑크 회장이 16일(현지시간) “우리는 ‘멜트다운(melt-down)’이 아니라 ‘멜트업(melt-up)’ 위험이 있다”고 말할 정도다. 주가 급락(멜트다운)이 아니라 주가 과열(멜트업)을 걱정할 만큼 증시가 달아오르고 있다는 것이다.

나스닥, 6개월 만에 다시 8000 찍었다

거시경제 지표만 보면 주가가 오를 이유를 찾기 어렵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12일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지난해 2.9% 성장한 미국 경제가 올해 2.3%, 내년엔 1.9% 성장에 그칠 것으로 내다봤다. 올해 세계경제 성장 전망치도 3.5%에서 3.3%로 낮췄다. 경기가 하강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그런데도 미 증시가 오르는 배경으론 크게 세 가지가 꼽힌다. 최대 요인은 미 중앙은행(Fed)의 금리 인상 중단이다. Fed는 지난해 네 차례나 금리를 올리며 시장을 긴장시켰다. 올해는 금리 인상 중단 신호를 보냈다. 보유자산 축소(보유채권 매각을 통한 시중의 자금 회수) 작업도 오는 9월까지 종료하기로 했다. ‘돈줄 죄기’를 멈추면서 Fed가 미 증시의 ‘구원투수’로 다시 등판했다.

시장에선 한 발 더 나아가 Fed가 경기 하강에 대응하기 위해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선물시장에선 이르면 6월께 Fed가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과 일본은행도 금융 완화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미 경제전문매체인 마켓워치는 “올해 증시 랠리는 Fed가 금리 인상 행보를 중단한 데 따른 것”이라고 평가했다. 핑크 회장도 이날 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Fed와 다른 나라 중앙은행들이 여느 때보다 더 비둘기파(완화적 통화정책 지지)가 됐다”며 “우리는 기록적인 현금을 보유하고 있고, 주변에 현금이 많은 만큼 투자자들이 주식에 투자하는 모습을 다시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돈의 힘’이 증시를 떠받치는 유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이란 분석이다.

1분기 ‘어닝시즌’이 시작된 가운데 기업 실적이 기대 이상으로 나오고 있는 점도 호재다. 미국 최대 은행인 JP모간은 올 1분기 순이익이 91억8000만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고 지난 12일 발표했다. 시장 예상치보다 13%가량 많은 ‘깜짝 실적’이었다. 웰스파고와 뱅크오브아메리카, 존슨앤드존슨 등도 시장 전망을 뛰어넘는 실적을 내놨다.

당초 시장에선 1분기 기업 실적에 대한 우려가 컸다. 미 시장조사업체인 팩트셋은 S&P500지수에 포함된 500대 대기업의 올 1분기 영업이익이 1년 전보다 4.3% 감소한 것으로 추정했다. 지난해만 해도 영업이익이 20% 안팎 증가했지만 올해는 실적이 급격히 꺾일 것이란 예상이었다. 아직 실적 발표 초기여서 속단하긴 이르지만, 최악의 상황은 피했다는 ‘안도 랠리’가 가능해졌다. 제프 킬버그 KKM파이낸셜 최고경영자(CEO)는 “주가 상승은 확실히 예상치를 웃돈 실적 영향”이라며 “실적 시즌을 앞두고 일부 우려가 있었기 때문에 시장에 안도감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미·중 무역전쟁이 해결 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점도 플러스 요인이다. 미국과 중국은 워싱턴DC와 베이징을 오가는 ‘셔틀 협상’에서 중국의 기술절도 방지, 합의 이행 방안, 무역합의 이후에도 상당 기간 미국의 징벌적 대중(對中) 관세 유지 등 핵심 쟁점에서 이견을 좁힌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작년만 같지 못해 증시도 ‘나홀로 호황’을 이어가기 어렵다는 회의론이 적지 않다. 미 증시가 지난해 8~10월 사상 최고치를 찍을 땐 ‘FAANG(페이스북·애플·아마존·넷플릭스·구글)’으로 불린 주도주가 있었다. 지금은 눈에 띄는 주도주가 없다는 게 월가의 진단이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도쿄=김동욱 특파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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