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내 총기난사 참사와 미얀마 로힝야족, 예멘 내전에 따른 인권문제를 다룬 보도들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올해 퓰리처상 수상작에 뽑혔다.

15일(현지시간) AP통신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 언론들에 따르면 퓰리처상 이사회는 지난해 2월 플로리다주 파크랜드의 마조리 스톤맨 더글러스 고교에서 발생한 총기난사를 취재·보도한 공로로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을 공공서비스 부문 퓰리처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퓰리처상 이사회는 사우스 플로리다 선 센티널 기자들은 당시 17명이 희생된 총기난사 사건 이후에도 수개월간의 지속적 취재를 통해 지역사회에 미친 충격과 총기 권리 및 규제 관련 논쟁에 미친 영향 등을 다뤘으며 현지 당국이 총기난사 사건을 막지 못한 실패 원인을 지적한 것을 평가했다고 NYT는 전했다.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지난해 10월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의 유대교 회당(시너고그)에서 11명이 희생된 총기난사 사건 보도와 관련해 긴급뉴스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포스트-가제트 편집국은 이날 수상 소식이 전해지자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의 시간을 가졌다.

지난 6월 편집국에서의 총격 사건으로 5명이 희생된 메릴랜드주 아나폴리스의 캐피털 가제트는 특별감사상을 수상했다.

총기난사에 용감하게 대처한 것은 물론 비극적 희생이 발생한 사건 당일에도 신문을 발행해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공로가 평가됐다.

'캐피털 가제트'에 대한 총격사건은 2011년 자신이 관련된 폭력 사건에 대한 보도에 불만을 품은 30대가 몇 년째 위협적 언사를 하다 지난해 6월 편집국에 난입, 총격을 가해 5명의 언론인이 숨진 사건이다.

NYT는 지역신문들이 생존을 위해 몸부림치고 있는 가운데 퓰리처상 이사회가 지역 저널리즘의 중요성을 인정했다고 평가했다.

로이터통신은 미얀마 군부에 의한 로힝야족 학살 사건을 취재, 보도한 공로로 국제보도 부문 상을 받았다.

로이터 소속 와 론과 초 소에 우 기자는 로힝야 사태 취재 중 로힝야족 관련 기밀문서를 부정하게 입수했다는 이유로 체포됐다.

재판 과정에서 윗선의 함정수사 지시가 있었다는 해당 경찰관의 폭로가 나왔으나 법원은 이를 무시하고 징역 7년 형을 선고했다.

두 기자는 지난해 시사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 가운데 한명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AP통신도 예멘 내전으로 인한 난민들의 인도주의적 위기를 고발한 공로로 역시 국제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의 재산형성 과정을 파헤친 보도로 해설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았다.

NYT는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으로부터 수십 년에 걸쳐 현 시세로 4000억원 이상을 받았으며 이중 상당 부분은 명백한 사기를 포함한 탈세를 통한 것이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부친으로부터 100만달러를 빌려 사업을 시작한 자수성가형 억만장자라고 자랑해온 것과는 배치되는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NYT는 지난해에는 워싱턴포스트(WP)와 공동으로 2016년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 측과 러시아 간 내통 의혹, 즉 러시아 스캔들을 집중 보도해 국내 보도 부문 퓰리처상을 받은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 스캔들에 대한 로버트 뮬러 특검의 수사 결과가 나오자 지난달 말 NYT와 WP에 대해 퓰리처상을 취소하라고 공격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사였던 마이클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과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한 전직 포르노 배우 스테파니 클리퍼드에게 2016년 대선 직전 '입막음'을 위해 13만 달러를 지급했다는 사실을 폭로, 국내 보도 부문 상을 받았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서던캘리포니아대학교(USC)의 유명 부인과 의사인 조지 틴들이 30여년간 근무하며 다수의 학생을 상습적으로 성추한 의혹을 보도한 공로로 탐사보도 부문 상을 수상했다.

퓰리처상은 언론 분야에서는 보도, 사진, 비평, 코멘터리 등 14개 부문에 걸쳐, 예술 분야에서는 픽션, 드라마, 음악 등 7개 부문에 걸쳐 각각 수상자를 선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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