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역대 최대 IPO 앞두고
英, 상장 요건 완화 당근책 제시
트럼프 "뉴욕과 함께하길 원해"
아베도 사우디 국왕 만나 구애
역대 최대 규모일 것으로 추정되는 사우디 아람코 기업공개(IPO)를 놓고 런던, 뉴욕, 홍콩, 싱가포르 등 세계 주요 증권거래소가 치열한 유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아람코는 당초 2018년 상장을 계획했으나 2021년으로 시기를 늦췄다.

'IPO 초대어' 아람코 모셔라…런던·뉴욕·도쿄 등 러브콜

아람코 IPO가 이뤄질 것으로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곳은 뉴욕증권거래소(NYSE)다. 세계 최대 거래소인 데다 사우디아라비아와 미국의 특수 관계 때문에 가능성이 가장 높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아람코를 NYSE에 상장시키기 위해 사우디에 직접 러브콜을 보냈다. 트럼프 대통령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가 반대파 숙청에 본격 나선 2017년 11월 자신의 트위터에 “사우디가 아람코 IPO를 NYSE와 함께한다면 매우 감사할 것이다. 이는 미국에 중요한 일”이란 글을 올렸다.

영국 정부는 런던증권거래소(LSE)에 아람코를 유치하기 위해 ‘맞춤형’ 지원 조치를 들고나왔다. 영국 금융감독청은 작년 7월 LSE의 국영기업 프리미엄 상장 조건을 완화했다. 기존엔 프리미엄 종목으로 상장하려면 지분 25% 이상을 공개하고 정책 변경 등 주요 결정에 대해 소액주주들의 사전 승인을 받는 등 까다로운 투자자 보호규정을 따라야 했다. 하지만 조건을 완화하면서 아람코의 뜻대로 지분 5%가량만 공개해도 되도록 했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사우디를 방문해 아람코를 LSE에 상장할 경우 각종 혜택을 제공하겠다고 직접 밝히기도 했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런던의 글로벌 금융허브 지위가 흔들릴 것에 대비해 아람코 유치에 총력을 다하고 있다.

도쿄, 홍콩, 싱가포르 증권거래소 등도 아람코 유치 기회를 엿보고 있다. 아람코가 2조달러 규모가 넘는 기업 공개를 한 증권거래소에서 한번에 하기 힘들다는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뉴욕이나 런던이 주 상장 거래소가 된다면 제2 상장 거래소를 노리고 있다는 얘기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는 살만 빈 압둘아지즈 사우디 국왕 등 관련 인사와 수차례 만나 도쿄증시에 아람코를 상장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람코가 상장을 유력하게 검토 중인 증권시장 명단에 한국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런던 홍콩 등보다 증권시장 규모가 작은 데다, 한국과의 원유 거래량이 중국 싱가포르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은 편이라 상장에 별다른 유인 동력이 없다는 분석이다.

두바이의 에너지시장 자문회사인 블루펄 매니지먼트의 데이비드 허드슨 대표는 사우디 매체 아랍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사우디 국영기업인) 아람코가 상장처를 정하는 것은 여러모로 전략적인 결정이 될 것”이라며 “재무적 요인뿐 아니라 정치·외교 측면도 따져 어느 증시에 상장할지 정할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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