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중국해 영유권 놓고 강경 입장
'親中 행보' 두테르테 화났다…"중국, 필리핀 섬 건들지 말라"

2016년 집권 이후 노골적으로 친중(親中) 행보를 보여온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사진)이 남중국해 섬 영유권과 관련해 중국에 강경한 입장으로 돌아서고 있다.

14일 필리핀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살바도르 파넬로 필리핀 대통령궁 대변인은 전날 “중국은 양국의 우호 관계를 해치고 양자 협상을 위태롭게 하는 자극제를 쓰지 말라”고 경고했다. 테오도로 록신 필리핀 외무장관도 트위터를 통해 “중국 선박이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에서 무리지어 다니며 계속 필리핀 정부를 난처하게 하고 있어 실망스럽다”며 “중국은 필리핀과의 관계에서 한계를 넘어서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미국이 필리핀의 유일한 군사동맹”이라고 강조했다.

필리핀은 실효 지배 중인 남중국해 스프래틀리군도(중국명 난사군도, 필리핀명 칼라얀군도) 티투섬(중국명 중예다오, 필리핀명 파가사)에서 지난해 말 활주로 등 군사시설 건설에 들어갔다. 이에 중국은 “미군이 이용할 수 있으니 이 섬에 군사시설을 설치하지 말라”고 반대하고 있다. 중국은 올 1~3월 최소 275척의 중국 선박을 티투섬에 정박시키거나 이 일대를 항해하면서 필리핀을 자극하고 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2016년 6월 취임 후 전통적인 우방인 미국과 거리를 두면서 줄곧 친중국 노선을 취해왔다. 그러나 최근 들어 중국과 남중국해 영유권을 두고 갈등이 깊어지자 두테르테 대통령은 “중국이 파가사 섬을 건드리면 군에 자살공격 임무를 지시할 것”이라고 밝히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이고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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