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오전 9시~오후 9시까지
주 6일 근무 '996룰' 옹호하자
SNS서 찬 vs 반 논쟁 불붙어
'워라밸' 비판한 마윈 "996이 어때서? 성공하려면 젊어서 고생하라"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그룹의 마윈(馬雲) 회장(사진)이 중국 정보기술(IT)업계에 만연한 ‘996룰’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996룰은 오전 9시부터 밤 9시까지 1주일에 6일 일하는 것을 말한다. 중국 경제 발전과 함께 급속히 성장해온 중국 IT업계에 자리 잡은 근무 문화지만, 최근 온라인에선 반(反)996룰 목소리가 높다. 마 회장의 996룰 옹호 발언이 전해지자 중국에선 찬반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14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등에 따르면 마 회장은 지난 11일 알리바바 내부 행사에서 직원들과 996룰에 대해 이야기했다. 마 회장은 이 자리에서 “만일 당신이 젊었을 때 996을 하지 않으면 언제 하겠느냐”며 “996을 하지 않은 인생이 자랑스럽다고 할 수 있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많은 기업이 996룰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996을 할 수 있는 것 자체가 커다란 복이라고 생각한다”며 “다른 사람보다 노력하지 않고 어떻게 성공을 이룰 수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보라”고 말했다.

그는 과거 자신이 장시간 근무했던 일을 언급하면서 996 문화가 알리바바와 텐센트 같은 오늘날의 중국 거대 기술기업 성장에 도움이 됐다고 강조했다. 또 “알리바바와 함께하려면 당신은 하루에 12시간 일할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며 “우리는 하루에 편안하게 8시간을 일하려고 하는 이들은 필요 없다”고도 했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중국 인터넷에선 마 회장의 발언을 놓고 거센 논쟁이 일고 있다. 일부 네티즌은 “중국 첨단기술 발전을 위해 선진국보다 근무 시간이 긴 것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며 “경쟁력 유지를 위한 자발적인 996 문화는 필요하다”고 마 회장을 옹호했다.

하지만 대부분 마 회장에 대한 비난이 많았다. 중국 누리꾼들은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에서 “베일을 벗고 자본가로서의 본질을 드러냈다”며 “996룰은 위법”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마 회장은 다음날 웨이보에 “어떤 기업도 직원들에게 996 문화를 강요해선 절대 안 된다”고 해명했다. 그러면서도 “젊은 세대들은 반드시 알아야 할 것이 있다. 행복은 쟁취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996룰은 중국 2위 전자상거래 업체인 징둥(JD)닷컴이 1996년 처음으로 도입했다. 알리바바와 샤오미 등이 뒤따라 시행했다. 996룰은 이들 회사의 성공을 이끈 가장 큰 요인으로 꼽혔다.

하지만 최근 중국 IT 기업과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에선 996룰에 반기를 드는 직원이 늘고 있다. 중국의 한 프로그래머가 코드 공유 플랫폼 ‘깃허브(GitHub)’에 ‘996.ICU’라는 페이지를 개설해 20만 건이 넘는 ‘별’을 받는 등 큰 호응을 얻기도 했다. 이 페이지는 ‘996 근로제를 따라 일하다가는 병원 중환자실(ICU)에 간다’는 의미다. 중국 노동법에 따르면 근로자들의 업무 시간은 하루 평균 8시간, 주 44시간을 넘지 않아야 한다. 회사 측과 협의를 거쳐 시간을 연장할 수는 있지만 시간 외 근무가 하루 3시간 또는 한 달에 36시간을 초과해서는 안 된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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