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입장차 줄일 필요성 거론…"3차정상회담은 좋은 생각 아니다"
빌 리처드슨, '스몰딜' 지지…"북미 모두에 융통성 보여주는 것"

북한을 여러 차례 방문해 협상한 경험이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국대사가 '스몰딜'(단계적 합의) 방식의 비핵화를 지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리처드슨 전 유엔대사는 12일(현지시간) 미 폭스뉴스 '아메리카 뉴스룸'에 출연해 "스몰딜은 (북미) 양측 모두에게 융통성을 보여줄 것"이라고 말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구체적으로 "북한은 핵·미사일 진전이나 활동을 동결하고 영변 핵시설을 폐쇄하고, 그 대가로 미국은 일부 제재 해제를 하는" 방식을 거론했다.

그는 스몰딜 해법이 필요한 이유와 관련해 "양측이 너무 떨어져 있기 때문"이라고 비핵화에 대한 북미간 현격한 입장차를 거론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북한은 모든 제재 해제를 원하지만 우리는 그렇게 할 수 없고, 우리는 북한이 완전히 비핵화하기를 원하지만 그런 일은 없을 것"이라며 "그래서 그사이에 뭔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 비핵화에 대해 미국은 일괄타결식 '빅딜' 합의를 바라고 있지만, 북한은 비핵화 단계별로 제재를 완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 백악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자리에서 빅딜을 고수하면서도 스몰딜 가능성을 열어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협상을 이어나기 위한 스몰딜 가능성을 묻는 기자에게 "어떤 딜(합의)인지 봐야 한다"면서 "다양한 스몰딜이 일어날 수 있고 단계적으로 조각을 내서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지금 시점에서 우리는 빅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미 일간 워싱턴포스트(WP)는 트럼프 대통령이 비핵화 협상을 진전시킬 수 있는 북한과의 점증적인(incremental) 합의에 열려있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라고 평가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그러나 "지금 김정은과의 정상회담은 좋은 생각이 아닌 것 같다"며 3차 북미정상회담 개최에는 찬성하지 않았다.

그는 전문 협상가나 국무부에 협상을 맡겨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신에게 정치적으로 좋고, 그리고 그의 나라에도 좋기 때문에 북미 간 합의를 원한다"면서 "어떤 면에서는 우리가 조율을 더 잘 해야 할 때, 다소 세게 타결을 요구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하원의원 출신인 그는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유엔대사를 지냈으며, 에너지부 장관을 역임한 다음 뉴멕시코주 주지사로 재직했다.

1990년대부터 여러 차례 방북했으며, 1996년 미국인 에반 헌지커가 간첩 혐의로 북한 당국에 체포돼 억류됐을 때 국무부 당국자들과 함께 방북해 석방 협상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는 대북 활동 공로로 노벨평화상 후보로 5번이나 추천됐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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