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부진에 파나소닉 배터리도 '휘청'
미국 전기자동차 업체 테슬라와 일본 정보기술(IT) 기업 파나소닉이 공동으로 설립해 운영 중인 전기차용 배터리 공장의 증산 투자를 보류키로 했다. 테슬라의 전기차 판매가 예상을 크게 밑돌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파나소닉과 테슬라가 내년까지 미국 네바다주에 있는 세계 최대 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장 ‘기가팩토리 1’의 생산 능력을 현재의 시간당 35GW(기가와트)에서 54GW로 50% 늘리려던 계획을 철회했다. 두 회사가 5000억엔(약 5조941억원)을 투자한 기가팩토리 1에선 테슬라의 보급형 세단 ‘모델3’용 배터리를 만들고 있다. 연간 50만 대 분량의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할 능력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두 회사는 당초 기가팩토리 1의 생산 능력을 시간당 105GW까지 늘린다는 장기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2020년까지 연간 100만 대의 전기차를 생산하겠다던 테슬라의 계획이 어그러지면서 수천억엔(약 수조원) 규모의 추가 투자는 위험이 크다고 판단했다. 기가팩토리 1의 생산 능력을 50% 확장하기 위해선 파나소닉만 1000억~1500억엔(약 1조~1조5000억원) 규모의 투자가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나소닉은 2018 회계연도(2018년 4월~2019년 3월)에 테슬라와의 공동 사업부문에서 200억엔(약 2000억원)가량의 적자를 본 것으로 추정된다.

파나소닉은 미국 네바다 공장뿐 아니라 상하이에 배터리 제조공장을 신설하려던 계획도 당분간 보류키로 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의존도를 줄이기 위해 도요타자동차와의 연계를 강화키로 했다. 올 1월 도요타와 파나소닉은 전기차 배터리 생산을 위한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발표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