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모 루조넨시스'로 이름 붙여
필리핀 북부 섬에서 약 5만~6만7000년 전 살았던 것으로 추정되는 신종 인류 화석이 발견됐다. 이 화석은 지역 이름을 따 ‘호모 루조넨시스’로 이름 붙여졌다.

파리 자연사박물관, 호주국립대 교수팀 등 공동연구팀은 필리핀 북부 루존 섬의 칼라오 동굴에서 발굴한 성인과 어린이의 치아, 손가락뼈, 다리뼈 등 인류 화석 13점을 분석해 10일(현지시간) 과학전문 학술지 네이처에 발표했다.

연구팀은 “형태와 크기, 특징이 호모 사피엔스나 호모 에렉투스 등 비슷한 시기에 아시아 지역에 산 인류와 달랐다”고 밝혔다. 호모 루조넨시스는 치아 크기를 감안할 때 4피트 남짓(120㎝) 작은 키였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 발뼈가 굽은 특징도 발견됐다. 이는 이들이 두 다리로 걷거나 나무에 올라갈 수 있었다는 점을 알려준다.

연구팀은 호모 루조넨시스가 300만 년 전 아프리카에 살았던 오스트랄로피테쿠스와 매우 흡사하게 작은 체구와 두뇌를 가졌다는 점에 주목했다. 연구팀은 “인류 진화가 호모 에렉투스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기존 가설에 도전을 제기했다”고 했다.

호모 루조넨시스는 호모 에렉투스의 후손이 아니라 오스트랄로피테쿠스에서 직접 진화한 후손이라고도 해석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연구팀은 “호모 사피엔스와 동시에 다른 여러 종이 존재했고 이종교배, 멸종 등으로 진화 역사가 훨씬 복잡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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