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내전 격화…미군 긴급 철수

동부 군벌 트리폴리 외곽 공습
원유 생산시설 위험 노출
이스라엘 "서안지구 병합"…일촉즉발

리비아와 이스라엘에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북아프리카와 중동 정세 불안에 불씨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사회에서는 군사적 충돌이 격화될 경우 국제 유가 급등 같은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아프리카 북부 리비아에서는 수도 트리폴리를 두고 내전이 가시화됐다. 7일(현지시간) 리비아 동부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가 이끄는 리비아국민군(LNA)은 트리폴리 남쪽으로 약 50㎞ 거리에 있는 외곽 지역에서 공습을 벌였다. 유엔 지원을 받아 리비아 서부를 통치하고 있는 리비아 통합정부로부터 트리폴리를 빼앗기 위해서다. 리비아 통합 정부군은 전투기를 동원한 반격에 나섰다. LNA는 지난 4일 “트리폴리를 차지할 때까지는 계속 공격할 것”이라고 선언하고 정부군과 교전을 벌이고 있다.

하프타르와 리비아 정부는 최근까지 통합 정부 수립을 위한 협의를 벌였다. 오는 14일 리비아 총선 일정 합의를 위한 평화협의회를 열 계획이었다. 외교계는 하프타르가 평화협의회에 앞서 군사행위를 통해 무력 과시에 나설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트리폴리를 두고 전면 공격에까지 나설 것으로는 예상하지 못했다는 반응이다. 평화협의회 참석을 위해 리비아에 체류 중인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LNA 기지를 방문, 하프타르 사령관을 만나 긴급 중재에 나섰지만 별다른 성과를 못 낸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가운데 미국이 리비아 주둔병력 일부를 일시적으로 철수시켜 긴장을 높이고 있다.

중동에선 9일 총선을 앞둔 이스라엘의 베냐민 네타냐후 총리가 팔레스타인 내 점령지 합병을 통해 영토를 확장하겠다고 밝혀 논란이 일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6일 현지 매체 채널12뉴스와의 인터뷰에서 “팔레스타인 서안지구에서 이스라엘의 주권을 확장할 것”이라며 “이미 이에 대한 논의를 시작했다”고 했다.

요르단강 일대 서안지구는 팔레스타인 자치지역이지만 1976년 제3차 중동전쟁에서 승리한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스라엘군의 보호 아래 이스라엘 주민 40만 명이 정착촌을 만들어 살고 있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는 “정착촌은 불법이고 제거될 것”이라는 태도를 고수하고 있다. 미국을 제외한 유엔 등 국제사회 대부분은 이스라엘의 서안지구 점령을 불법으로 간주하고 있다.

현지 매체 등은 네타냐후 총리가 영토 문제에서 강경 노선을 추구하며 보수 지지층 결집을 노리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에 따르면 선거 전 마지막 여론조사에서 네타냐후 총리의 리쿠드당은 베니 간츠 전 이스라엘 육군참모총장이 이끄는 중도 야당 연합 블루앤드화이트에 근소하게 밀리거나 박빙인 것으로 조사됐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번 선거에서 승리하면 5선 연임에 성공한다.

이번 군사적 긴장으로 원유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리비아는 아프리카에서 원유 비축량이 가장 많은 국가다. 트리폴리엔 리비아 국영 석유공사 본사가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자치정부가 충돌해 중동 정세가 불안해지는 것 역시 국제 유가를 올리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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