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대통령 외교보좌관 "초청장은 전달된 상태…일정 조율될 것"

유철종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러시아 방문이 임박했다는 관측이 지속해서 제기되는 가운데 크렘린궁이 아직 김 위원장 방러와 관련한 북한 측의 공식 답변을 받지 못했다고 3일(현지시간) 밝혔다.

타스 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 외교담당 보좌관은 이날 기자들에게 러시아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보낸 방러 초청장에 대한 답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 초청장은 전달된 상태이고 (김 위원장의 방러) 일정이 조율될 것"이라면서 "우리는 북한 동료들의 반응을 기다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우샤코프는 '평양이 초청에 답을 했는가'라는 기자들의 추가 질문에는 "아직 구체적 답은 없다"고 전했다.

우샤코프 보좌관은 앞서 지난달 27일에도 '김 위원장이 언제 러시아를 방문할 수 있나'라는 기자들의 질문을 받고 "우리는(러-북은) 이미 오래전에 북한 지도자의 방러에 대해 합의했다"면서 "이 문제에 대해 1년 동안 논의해 오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어 "이 방문을 위한 다양한 방안들과 시기가 제안됐으며 지금도 아주 건설적 기조에서 협의를 계속하고 있다"고 전했다.

우샤코프는 '구체적 방문 시기가 정해진 게 있나'라는 거듭된 질문에는 "(북한 측에) 초청장이 전달됐으며 그것이 검토되고 있고 효력을 갖고 있다"면서 "외교적 논의 과정이 계속되고 있다"고만 밝혔다.

김정은 위원장의 방러가 임박했다는 관측은 북한 지도자의 해외 방문 의전을 책임지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이 지난달 하순 은밀하게 러시아를 다녀간 것이 확인되면서 한층 설득력을 얻었다.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5월 말 평양을 방문한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을 통해 김 위원장이 같은 해 9월 극동 블라디보스토크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하든지 아니면 별도로 러시아를 방문해 달라고 요청한 바 있다.

지난해 안에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됐던 김 위원장의 방러는 그러나 성사되지 않았다.

외교 전문가들은 지난 2월 말 베트남 북미 정상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미국 측을 압박하기 위해 이미 여러 차례 방문한 우방 중국에 이어 또 다른 '우군'인 러시아를 조만간 찾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창선 부장의 지난달 방러는 김 위원장의 러시아 방문 가능성에 무게를 더했다.

뒤이어 이달 1~3일에는 블라디미르 콜로콜체프 러시아 내무부 장관이 평양을 방문해 김 위원장 방러와의 연관성에 관심이 쏠리기도 했다.
크렘린궁 "김정은 위원장 방러 관련 북한 측 답변 아직 없어"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