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월 22일 발생한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관 침입 사건 당시 도난당한 북측 기밀자료가 이미 미국 연방수사국(FBI)에 넘겨진 사실이 확인됐다고 NBC방송이 3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이날 이 사안을 잘 안다는 미국의 법 집행기관 소식통을 인용해 대사관 침입사건 배후인 반북 단체 ‘자유조선’(옛 천리마민방위)이 훔친 자료를 FBI에 제공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보안에 철저한 북한 정권의 특성을 고려하면 북한 대사관에서 확보된 자료는 꽤 중요한 것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또 북한 대사관이 미 국가안보국(NSA)의 디지털 첩보 활동에 있어 주요 타깃이기는 하지만 북한이 전자기기보다는 구식 소통방식을 주로 이용하는 점으로 미뤄볼 때 탈취된 종이서류 내 정보가 큰 가치를 지니고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NBC는 또 북대서양조약기국(NATO) 가입국의 외국대사관에서 훔친 정보라는 특성 탓에 FBI가 미묘한 위치에 놓일 수도 있으나 그렇다고 해서 미국 정부가 이런 자료를 이용하지 못하게 하는 규정은 없다고 법학 전문가들을 인용해 전했다.

그동안 FBI는 사실관계에 대한 공식 언급을 피해왔다. 미 국무부도 정부는 이번 사건과 무관하다며 선을 그은 상태다.

지난 2월22일 스페인 마드리드에 있는 북한 대사관에 괴한 10명이 침입해 직원들을 결박하고 대사관 자료와 장비를 빼앗아 달아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들은 대사관에 들어가 컴퓨터·휴대전화 등의 비품과 서류, 그리고 폐쇄회로(CC)TV 영상이 담긴 하드디스크를 훔쳐 간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후 자유조선은 지난 27일 웹사이트를 통해 이번 사건이 자신들의 소행이라며 배후를 자처했다. 또 대사관 컴퓨터와 자료를 FBI에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사건을 수사 중인 스페인 당국은 10명의 용의자 중 멕시코 국적자 에이드리언 홍 창(35)을 포함한 2명에 대해 국제체포영장을 발부하고 미국 측에도 수사협조를 요청해왔다.

김채연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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