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Brexit) 합의안이 의회를 통과할 경우 사퇴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메이 총리는 27일(현지시간) 하원 의향투표 직전 집권 보수당의 평의원 모임인 '1922 위원회'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메이 총리는 일단 브렉시트 합의안이 승인투표에서 가결되면 유럽연합(EU)과의 미래관계 협상은 다른 사람에게 맡기겠다는 뜻을 보였다. 그는 "그동안 나라와 우리 당 입장에서 아주 힘든 시간이었지만 이제 거의 다 왔다"면서 "우리는 새로운 장을 시작하고 더 밝은 미래를 구축할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메이 총리는 브렉시트 다음 단계 협상에서 새로운 접근과 새로운 리더십을 원하는 당의 분위기를 전해 들었다고 설명하면서 이를 가로막지는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만약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면 자신이 이를 토대로 제대로 된 토론 없이 브렉시트 후반부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이들의 우려를 알고 있다고도 밝혔다. 메이 총리는 "우리는 합의안을 통과시키고 브렉시트를 전달해야 한다"면서 "나라와 당에 옳은 일을 하기 위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빨리 이 자리를 떠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메이 총리는 모두가 합의안을 지지한다면 EU를 원활하고 질서있게 떠나면서 영국민들의 결정을 전달하는 역사적인 의무를 완수할 수 있다는 의견도 밝혔다.

메이 총리의 사퇴 의사 발표는 이날 하원이 8가지 브렉시트 대안을 놓고 이른바 '의향투표'(indicative vote)를 앞두고 있는 가운데 나왔다. 메이 총리는 이번 주 중 제3 승인투표를 열어 브렉시트 합의안을 통과시킨다는 계획이지만 여전히 통과 가능성은 불확실하다.

메이 총리는 1월 중순과 이달 12일 EU와의 브렉시트 합의안을 승인투표에 부쳤지만 1차는 230표 차로, 2차는 149표 차로 부결됐다. 1차 투표는 영국 의정 사상 정부 패배로는 사상 최대 표차였다. 이후 메이는 브렉시트 합의안 통과를 위해서는 구체적인 사퇴 의사를 밝히라는 압박을 받아왔다.

메이 총리는 지난해 말 보수당 당대표 신임투표에서 승리하면서 올해 말까지 1년간 불신임 위협 없이 총리직을 수행할 수 있다. 메이 총리는 신임투표 직후 2022년 예정된 총선 이전에 자리에서 물러나겠다고 발표했지만 사퇴 시기는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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