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P, 특검보고서에 "뮬러 믿은 민주, 정치적 셈법 뒤죽박죽돼"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美민주, 대선국면 反트럼프 전선 빨간불

결과보고서 요약본 공개로 일부 베일을 벗게 된 로버트 뮬러 특검팀의 '러시아 스캔들' 수사는 미국 정치권의 희비를 일순 바꿔놓았다.

지난 22개월의 수사 기간 뮬러 특검을 "악당"으로, 특검팀을 "성난 민주당원"으로 부르며 입만 열면 특검 수사를 비난했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정치적 면죄부'를 받은 반면, 특검을 '엄호'하며 수사결과가 나오기만을 고대한 민주당은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힌 격"이 됐다.

허탈한 기색도 역력했다.

이번 특검 결과를 전면에 내세워 차기 대선정국에서 '반(反)트럼프' 전선 구축의 발판으로 삼으려던 민주당으로선 차질이 빚어지면서 대여 전략을 궤도 수정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 것이다.

특검이 이번 사건의 양대 쟁점인 지난 대선 당시 트럼프 캠프와 러시아 측의 공모와 트럼프 대통령의 사법방해 혐의 둘 다 명확히 입증해내지 못한 채 추가 기소 없이 수사를 마무리한 데 따른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는 25일(현지시간) '러시아 스캔들' 특검 수사결과와 관련,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감미로운 순간'이 됐지만, 민주당에는 향후 정치적 셈법을 뒤죽박죽 엉클어뜨린 셈이 됐다"며 "민주당은 지난 2년 가까이 뮬러 특검 보고서를 간절히 기다렸지만, 이번 수사결과로 모든 것이 크게 달라졌다.

민주당은 이제 완전히 다른 정치적 현실을 마주해야만 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민주당은 이번 특검 수사결과 발표로 대여 공세적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하면서 정국 주도권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정작 앞길이 순탄치 않아 보이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는 것이다.

WP는 "탄핵론은 현재로선 아예 논외가 돼버렸다"며 민주당이 벼르고 있는 의회 조사권 발동의 경우도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에 대해 어떤 목적을 갖고 밀어붙이냐를 정하는 게 쉬운 문제는 아니라고 전했다.

이어 "뮬러를 철석같이 믿었던 민주당은 그가 왜 그랬는지에 대해 의문을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및 그 지지층은 '뮬러가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서면 조사가 아닌 대면조사를 해야 했나', '뮬러는 왜 사법 방해 혐의에 관해 판단을 유보했을까', '뮬러는 자신의 권한을 너무 좁게 해석한 것일까' 등의 질문을 던지며 좌절감에 휩싸여있다는 것이다.

물론 민주당은 "끝이 아닌 새로운 시작"이라며 자신들이 다수인 하원을 주축으로 전면전을 벼르고 있다.

특히 특검팀이 '판단유보'를 한 사법 방해 혐의에 대해 윌리엄 바 법무부 장관이 "혐의를 규명하기에 충분치 않다고 결론을 내렸다"고 판단한 대목을 문제 삼아 바 장관을 증언대에 세우기로 하는 등 사법 방해 혐의의 불씨를 살려 나간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이러한 시도는 자칫 정쟁이라는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고 WP는 지적했다.

민주당이 추가로 '실체적 진실' 규명에 성공한다 하더라도 일정 기간 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다.

이미 트럼프 대통령과 공화당이 "완전한 무죄 입증"이라며 여론전에 돌입한 상황에서 단기간에 전세를 역전하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는 것이다.

WP는 민주당이 그동안 '러시아 스캔들' 관련 대여 공세에 올인해왔지만, 정작 미국 국민의 머릿속에 이 문제는 일 순위가 아니라는 점을 들어 의회 내에서 이 이슈를 계속 쟁점화하더라도 '정치적 실익'이 크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여론의 관심도를 장담하기 힘든 상황에서 기존의 반(反)트럼프 진영 외에 '추가적인 파이'를 키우기에는 폭발력이 그다지 크지 않을 수 있다는 것이다.

WP는 민주당은 득실을 잘 따져봐야 할 것이라며 "민주당 대선주자들도 이미 트럼프를 경멸하는 사람들 이외의 층에서 대중적 욕구가 어디에 있는지를 잘 살펴봐야 할 것"이라고 전략수정의 필요성을 언급했다.

뮬러 특검이 사실상 트럼프 대통령에게 면죄부를 준 상황에서 '집토끼'로 대변되는 전통적 지지층을 넘어 '산토끼'를 공략, 외연 확대를 하는 데 있어 이 이슈에 올인하는 게 어느 정도의 효과가 있을지 전략적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인 셈이다.
'믿는 도끼에 발등찍힌' 美민주, 대선국면 反트럼프 전선 빨간불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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