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장기 침체 전철 밟을수도"
미·중 무역협상이 ‘신(新)플라자합의’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는 중국 내부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시장 개방 확대와 위안화 환율을 정조준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압박이 1980년대 대폭적인 엔화 평가절상을 끌어낸 플라자합의 때와 매우 비슷하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중국의 경제 석학과 전직 관료들은 중국이 플라자합의 후 장기 불황에 빠진 일본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고 보고 적극적으로 일본 학계 등에 조언을 구하고 있다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1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인민대회우호협회와 일본 사사카와재단이 최근 베이징에서 연 심포지엄에서 중국 측 학자와 전직 관료 등은 일본 측 참석자들에게 중국이 일본과 같은 경제 침체기를 겪지 않을 방법에 관해 의견을 구했다. 중국 관료와 경제학자들은 지난달에도 마사히로 가와이 도쿄대 공공정책대학원 교수를 초청해 플라자합의가 일본 경제에 미친 영향 등을 집중적으로 물었다. 중국 측 인사들은 일본의 다른 학자들과도 정기적인 만남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은 중국과의 무역협상에서 통상·산업정책 변화와 위안화 평가절하 방지를 명시할 것을 요구해왔다. 이는 1980년대 일본을 겨냥한 통상 압박과 매우 비슷하다는 게 중국 측 시각이다. 이에 따라 미·중 무역협상 합의가 1990년대 일본 경제의 장기 침체를 유발한 플라자합의를 닮을 가능성이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플라자합의는 1985년 당시 주요 5개국(G5)으로 불리던 일본과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 재무장관이 뉴욕 플라자호텔에 모여 달러 강세를 막기 위해 외환시장에 개입하기로 합의한 것을 말한다. 플라자합의 이후 2년6개월 동안 엔화 가치가 크게 뛰었고 수출 경쟁력이 추락한 일본은 장기 불황의 늪에 빠졌다.

화성 난징둥난대 명예학장은 “플라자합의에 따른 일본 경제의 침체는 중국에도 큰 경고를 주고 있다”며 “일본의 경험은 참고할 만한 가치가 크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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