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이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일정 연기를 요청할 예정인 가운데 유럽연합(EU)은 ‘연기를 위한 연기는 안 된다’는 강경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지난 2년간 브렉시트 협상을 이끌어 온 미셸 바르니에 EU 수석대표는 19일(현지시간) 기자회견에서 “(브렉시트) 연기가 브렉시트 합의문 비준 가능성을 높일 것인가”를 물은 뒤 “연기된 시한이 끝날 때 오늘과 같은 상황이 반복되지 않으리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바르니에 대표는 “(브렉시트) 연기는 불확실성을 연장하는 것이고 불확실성에는 비용이 따른다”고 했다.

나아가 단순히 3개월이 아니라 오랜 기간 브렉시트를 연기하려면 “뭔가 새로운 정치적인 프로세스가 영국 내에서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제2 브렉시트 국민투표를 통해 국민의 뜻을 재확인하든지 아니면 영국 하원에서 초당적인 협의를 통해 새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는 뜻이다.

바르니에 대표가 이처럼 강경하게 나온 것은 브렉시트를 오는 6월 30일까지 3개월만 연기할 것인지 아닌지를 두고 영국 내각이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 14일 영국 하원은 브렉시트 연기 여부를 투표에 부쳐 통과시켰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에 따라 21일 시작되는 EU 정상회의 참석 전 연기를 요청하는 서한을 EU 측에 보낼 예정이다. 실제 연기가 성사되려면 EU 회원국이 만장일치로 영국 요청을 승낙해야 한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