칭화대, 3300곳 위성사진 분석
그 중 28% 야간 불빛 흐려져
경제성장률 둔화와 인구 감소 등으로 중국의 도시들이 빠른 속도로 쇠락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3년 사이 중국에선 1000곳에 가까운 도시가 사라질 위기에 처한 것으로 파악됐다.

19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중국 칭화대 연구팀이 위성 사진을 이용해 중국 내 3300여 개 도시를 모니터링한 결과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조사 대상의 28%인 938곳 도시에서 야간 조명의 조도(照度·단위 면적이 단위 시간에 받는 빛의 양)가 약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中 지방도시 1000곳 사라지고 있다"…인구 감소·불황에 신음

야간 조명 조도가 약해졌다는 건 밤에 주택, 상점, 유흥업소 등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의 총량이 줄어들었다는 뜻이다. 이는 해당 도시의 인구가 감소하고 경제 규모도 축소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2000~2012년 같은 조사에서 야간 조명 조도가 약해진 중국 도시 숫자가 프랑스, 독일, 영국, 미국보다 훨씬 적었던 것과 비교하면 중국 도시의 쇠락이 매우 급속한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SCMP는 두 조사를 종합하면 중국의 도시화가 2012년까지는 활발하게 이뤄졌지만 2013년부터는 더 이상 진행되지 못하고 오히려 뒷걸음질치고 있다는 뜻이라고 분석했다.

쇠퇴가 뚜렷한 대표적인 도시로는 헤이룽장성 허강시 등 중국 동북부의 광업, 중공업 중심지와 잡화물 및 ‘짝퉁’ 상품의 대량 유통 지역이었던 저장성 이우시 등이 꼽힌다. 모두 중국 정부의 산업 재편 과정에서 혹독한 구조조정을 겪은 곳이다.

연구를 이끈 룽잉 칭화대 도시계획 전문가는 “중국의 경제성장률과 인구 증가율이 갈수록 낮아지는 추세여서 머지않아 상당수 도시가 아예 없어질 수도 있다”며 “더욱 큰 문제는 지방정부들이 팽창 위주의 기존 도시개발 계획을 버리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급속하게 쇠락하고 있는 중국 동북부 80개 도시를 조사한 결과 이들 시정부의 도시계획 담당자 절반 이상이 인구가 늘어날 것이란 가정하에 도시계획을 짜고 있었다. 90% 가까운 담당자가 낙관적인 전망을 바탕으로 도시계획을 세우라는 압력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중국 지방정부 관료들은 중앙정부에서 더 많은 예산을 따내고 인사 평가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낙관적인 도시개발 계획을 제시하는 경향이 많다.

룽잉은 “이는 10년 넘게 몸무게가 줄었는데 여전히 체중이 불어날 것이라고 생각하고 몸에 공급할 영양 계획을 짜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쇠퇴하는 도시를 관리하는 것은 성장하는 도시를 관리하는 것보다 훨씬 어렵다”면서 “지방정부들이 하루속히 현실을 직시하고 현실에 맞는 도시계획을 세워야 한다”고 충고했다. SCMP는 중국 정부가 올해 성장률 목표로 6~6.5%를 제시했지만 이번 연구 결과를 보면 이마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