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행 영상 생중계 관련 "페이스북과 직접 문제 논의할 것"
뉴질랜드 총리 "테러범, 범행 몇 분 전 나한테 선언문 보냈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50명의 사망자를 낸 크라이스트처치 모스크(이슬람 사원) 총기 테러 사건의 용의자가 범행을 감행하기 몇 분 전 '선언문'을 자신에게 보냈다고 밝혔다.

아던 총리는 17일(현지시간) 기자 회견에서 "나는 범행 9분 전 테러범으로부터 메일로 선언문을 받은 30여명중 한 명이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과 AP통신의 영상전문 매체인 APTN 등이 전했다.

아던은 메일을 받은 지 2분도 되지 않아 이를 보안당국에 전달했으나, 선언문에 범행 장소 등의 상세한 내용은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테러 용의자 브랜턴 태런트(28)는 범행 수 시간 전 처음 인터넷에 올린 74쪽 분량의 선언문에서 이민 정책에 대한 불만, 이슬람 사원을 범행 장소로 선택한 이유, 2011년 노르웨이 학살범 베링 브레이비크로부터 영감을 받았다는 내용 등을 상세히 전했다.

아던은 길고 두서없는 이 선언문의 핵심 내용만 읽었다면서 "극단적인 견해에서 나온 이념적 선언문이 이번 총기 테러와 연관돼 있다는 것은 매우 근심스러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뉴질랜드 총리 "테러범, 범행 몇 분 전 나한테 선언문 보냈다"
한편 아던 총리는 페이스북의 라이브 스트리밍(영상 생중계) 기능을 통해 범행이 생중계돼 논란이 인 점과 관련, 페이스북이 이 기능을 차단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페이스북 측과 직접 이 문제를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페이스북은 전날 사건이 발생한 뒤 24시간 동안 전 세계에서 150만건의 관련 영상을 삭제했다며, 폭력적인 장면이 등장하지 않는 편집본도 모두 지우고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페이스북이 '늑장 대처'한 탓에 범행 영상이 빠르게 퍼진 것 아니냐는 비판과, 증오 콘텐츠를 걸러내기 위해 인공지능(AI) 감시 기능을 가동하고 있는데도 이런 영상을 미리 차단하지 못한 것에 대한 지적이나오고 있다.
뉴질랜드 총리 "테러범, 범행 몇 분 전 나한테 선언문 보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