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의 스트롱맨’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사진)가 뇌물수수와 배임 등 부패 혐의로 정치적 위기에 몰렸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아비차이 만델블리트 검찰총장은 지난달 28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뇌물수수·사기·배임 등의 혐의로 네타냐후 총리를 기소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만델블리트 총장은 “네타냐후 총리의 불법행위에 대해 2년 이상 금융당국 조사와 경찰·검찰 수사 끝에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스라엘법에 따라 네타냐후 총리가 청문 절차를 통해 기소를 면제받을 가능성은 남아있다.

이스라엘 검찰에 따르면 네타냐후 총리는 수년간 할리우드 유명 영화제작자 아논 밀천과 호주 사업가 제임스 패커 등으로부터 샴페인 등 26만4000달러(약 3억원) 상당의 선물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이스라엘 최대 통신사 베제크 텔레콤에 각종 규제완화 혜택을 준 대가로 관계사 뉴스 웹사이트를 통해 우호적인 기사를 쓰게 하고 금품을 받아 챙긴 정황도 포착됐다. 네타냐후의 친구인 샤울 엘로비치는 베제크 텔레콤 주요 주주다.

다음달 9일 열리는 총선을 앞둔 시점에 이 같은 발표가 이뤄지면서 이스라엘 정치권은 크게 요동치고 있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1999년 제13대 총리를 지냈고 2009년 다시 집권해 지금까지 총리 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면 다비드 벤구리온 초대 총리를 제치고 역대 최장수 이스라엘 총리가 된다.

최근 이스라엘회복당(IRP)을 창당한 베니 간츠는 “이스라엘은 ‘파트타임 총리’를 가질 여유가 없다”며 사임을 촉구했다. 네타냐후 총리는 “이번 총선을 노린 정적들에 의한 전례 없는 마녀사냥”이라며 “검사들이 좌파의 압력에 굴복했다”고 반발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