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비핵화 의지 없었으면 안왔을 것"에 트럼프 "최고의 대답"…기대감 고조
트럼프 '속도조절론' 재확인…'기대치 낮추나' 관측도
[하노이 담판] 북미 정상, 비핵화-상응조치 '운명의 담판' 돌입

북미 정상이 2차 회담 이틀째인 28일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를 주고받는 '운명의 담판'에 돌입했다.

전날 일대일 단독회담과 만찬에서 이뤄진 탐색전을 토대로 이날 '단독회담→확대 회담→오찬'으로 이어지는 본(本) 담판에서 테이블 위에 모든 패를 올려놓고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조합 간 마지막 퍼즐 맞추기에 나선 것이다.

지난해 6·12 싱가포르 회담 이후 261일 만에 다시 마주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통 큰 결단'을 통해 양측의 '윈윈'으로 이어지는 '빅딜'을 성사시키느냐에 따라 북한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프로세스도 중대 분수령을 맞게 될 전망이다.

두 정상이 '톱다운 담판'의 결과물로 이날 오후 채택하게 될 '하노이 선언'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는 이유이다.

북미 정상은 이날 오전 9시(현지시간·한국시간 11시)께 하노이 소피아 레전드 메트로폴 호텔에서 단독회담과 확대 회담을 잇달아 가졌다.

이어 업무 만찬 등을 이어가는 숨 가쁜 일정 속에 북한 비핵화 실행조치와 미국의 상응 조치 간 조합을 두고 최종 담판을 진행했다.

이제 '스티븐 비건-김혁철 라인'의 실무협상 등으로부터 '공'을 넘겨받은 북미 두 정상의 결단만 남은 상태이다.

한반도의 미래가 걸린 이번 '딜'의 범위와 폭이 두 정상의 손에 달린 셈이다.

당초 전날 밤 만찬 결과를 토대로 '하노이 선언'의 최종 문구 성안을 위한 '스티븐 비건'라인의 실무 회담 또는 '폼페이오-김영철 라인'의 고위 회담 채널의 심야 조율이 이뤄지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밤사이 북미 간 별도 추가 협의는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전 8시 56분께 단독회담을 시작한 두 정상은 다소 긴장돼 보였던 전날과 달리 한결 편안해진 표정 속에 회담 성공에 대해 기대감을 표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해 '존경'까지 표하며 "반드시 굉장히 좋은 성공을 이룰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고, 김 위원장도 이틀째 '훌륭한 대화'를 하게 됐다며 "나의 직감으로 좋은 결과가 생길 것이라고 본다"고 했다.

특히 이어진 확대회담 모두 발언에서 김 위원장이 '비핵화 준비갸 됐느냐'는 취재진 질문에 "그런 의지 없다면 여기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전세계에 생중계 되는 상황에서 비핵화 의지를 재확인하면서 이번 회담 결과에 대해 기대감을 고조시키기도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일찍이 들었던 것 가운데 최고의 답변"이라고 추켜세웠다.

김 위원장이 서방 언론 앞에서 일문일답에 응한 것 자체가 전례 없는 장면으로, 자신의 비핵화 진정성에 대한 회의론 차단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이와 함께 양국 간 관계 정상화의 첫 단추라 할 수 있는 연락사무소 설치와 관련, 김 위원장이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언급하고 트럼프 대통령 역시 "양측에 좋은 아이디어라고 생각한다"고 답변함에 따라 연락사무소 설치 문제를 비롯한 양국 간 관계 정상화에 대한 내용도 '하노이 선언'에 담길 가능성이 제기된다.

'종전선언'이 이번에 들어가느냐는 질문에 "지켜보자"고 대답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은 즉답은 하지 않은 채 "어떻게 되든 간에 결국 좋은 결과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결국 우리는 아주 큰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

물론 이것이 하루나 이틀에 되는 건 아니지만 앞으로 방향은 큰 성공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 그 나라, 그리고 우리 모두에게 이득이 되는 결과가 나올 것이다.

상당히 생산적인 회의를 하고 있다"며 북한에 대해 "경제적으로 아주 특별한 나라가 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선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도 '경제강국'으로 갈 수 있는 북한의 잠재력을 거듭 거론하며 "북한의 경제력에 대해서 도울 수 있기를 기대한다.

도움을 드릴 수 있기를 바란다"고 이틀째 '북한의 경제적 미래'를 언급하며 유화적 메시지를 보냈다.

'비핵화시 밝은 미래 보장' 기조의 연장 선상에서 '지원'에 대한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는 점에서 북한의 비핵화 조치에 따른 반대급부인 미국의 이날 상응 조치에 어떤 수위의 경제지원 조치가 담길지 눈길을 끈다.

이번 핵 담판이 영변 핵시설 동결 정도와 연락사무소 개소 등 초기 단계 조치를 담는 정도에 그치는 '스몰 딜'로 끝날 것이냐 아니면 영변 밖 핵시설에 대해 신고·검증·폐기, 포괄적 핵신고·검증 관련 약속, 핵무기와 핵물질 폐기를 포함하는 '비핵화의 개념 정의', 대북제재 완화 등의 난제들을 두루 풀어내는 '빅딜'로 귀결될 것이냐는 결국 두 정상의 최종 결심에 달려 있다는 게 대체적 관측이다.

영변 핵시설 폐기와 함께 북한이 이미 약속한 동창리 엔진 시험장 및 미사일 발사대 폐기에 대한 외부 전문가가 참가하는 사찰·검증, 로드맵 이행을 위한 실무그룹 구성 등에 대한 합의가 이뤄진다면 '중간 딜' 이상으로 봐야 한다는 분석도 외교가 안팎에서 나오고 있다.

특히 대북 인도적 지원이나 연락사무소 개설 수준에 머물지, 아니면 종전선언(평화선언)과 함께 개성공단, 금강산관광, 남북 철도·도로 연결 등 남북 경협에 대한 적극적 허용이나 대북제재 체제의 부분적 변화가 이뤄질지 주목된다.

무엇보다 최대 난제인 제재완화 문제의 실타래가 어떻게 풀릴지가 최대 관건이다.

이와 맞물려 한반도 평화체제와 관련해 진전된 합의가 나올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거 6자회담 틀 내에서 평화체제 논의 방식을 차용한 다자간 평화체제 협의체 구성 문제가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단독회담 모두발언에서 "어제 회담에서 좋은 아이디어들이 많이 나왔다"면서 핵·미사일 실험 중단과 관련된 논의에서 김 위원장과 진전이 이뤄졌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로이터통신은 이날 북미 양측이 북한 영변 원자로 폐기에 대한 사찰단 검증 허용 등 부분적인 비핵화 조치를 논의했다면서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 측의 '양보' 조치에는 연락사무소 개설, 남북경협 프로젝트 허용 등이 포함될 수 있으며, 양측의 논의 내용 가운데에는 종전선언 가능성도 포함돼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이날 마지막 담판에 들어가는 일성으로 속도조절론을 거듭 피력, 기대치를 낮추면서 회담 성과가 '동결'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못하는 게 아니냐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속도는 중요하지 않다"는 말을 되풀이하며 "미사일을 실험하지 않은데 감사하다"고 말했다.

핵 담판의 성과가 부족하다는 비판을 사전에 차단하면서 거듭 장기전을 기정사실로 한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김 위원장과 만남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고 추가 회담 가능성을 시사한 것도 그만큼 이번 한 번의 담판으로는 해결이 이뤄지기는 어렵다는 점을 우회적으로 나타낸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하노이 담판] 북미 정상, 비핵화-상응조치 '운명의 담판' 돌입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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