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민당 총재 3연임 제한 규정 개정 의견 '솔솔'

오는 2021년 9월까지 예정된 현 임기만으로도 일본 역사상 최장수 총리가 되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집권기를 더 늘리려는 움직임이 집권 자민당 내부에서 나타나고 있다.

28일 아사히신문 등에 따르면 집권 자민당의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총무회장은 전날 열린 한 강연회에서 아베 총리의 당 총재 4연임 가능성을 내비쳤다.



가토 회장은 "국민 사이에 '한 번 더'(さらに)라는 목소리가 나온다면 그런 상황이 조성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자민당은 2017년 당칙(黨則)을 개정해 총재 연임 규정을 '2연임 6년'에서 '3연임 9년'으로 바꿨다.

이 덕분에 2006년 9월부터 1년가량의 1차 집권기를 거쳐 2012년 12월 제2차 집권기를 연 아베 총리는 작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유일한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을 꺾고 3연임을 달성했다.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집권당 총재가 행정 수반인 총리직을 맡기 때문에 아베 총리는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한 자민당 총재 자리에 있을 2021년 9월까지 총리직을 수행하게 된다.

아베 총리의 임기가 2년 7개월가량 남았는데도 자민당 내에서 당칙 개정 의견이 나온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18일 아베 총리와 자민당 일부 의원들의 식사자리에서도 이 문제가 거론됐다.

아베 총리가 당시 "다음 총재 후보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정조회장이냐"고 말을 꺼냈다.

그러자 노다 세이코(野田聖子) 중의원 예산위원장이 "나도 있다"고 끼어들었고, 이때 하야시 모토오(林幹雄) 간사장 대리가 아베 총리를 염두에 두고 "4연임도 가능한 것 아닌가"라고 말해 주변이 조용해졌다고 한다.

2017년 당칙 개정을 주도했던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도 주변에 "본인(아베 총리)이 말을 꺼내기 어렵다"며 아베 총리가 4연임으로 가는 길을 다른 사람들이 열어줘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소식통들은 '포스트 아베' 주자로 명확한 대안 인물이 없는 상황이어서 여론 추이에 따라 '총재 3연임 제한'을 푸는 쪽으로 자민당의 당칙 개정이 이뤄질 가능성이 있다고 예상했다.

현재 제98대 임기를 소화 중인 아베 총리는 올 11월이면 통산 기준으로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1841∼1909) 초대 총리 이후 일본에서 가장 오랜 기간 집권하는 총리가 된다.

지금까지 최장수 총리 기록은 가쓰라 다로(桂太郞·1848∼1913, 2천886일)가 갖고 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