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중 참여하는 '종전선언' 전단계…"평화 프로스세 논의의 시작"
카지아니스 "평화선언, 김정은에게 비핵화의 명분이 되어줄 것"
[하노이 담판] NYT, '평화선언' 합의 가능성 주목…"평화체제 논의 출발점"
특별취재단 = 북미 정상이 2차 핵담판에서 합의하게 될 '하노이 선언'에는 새로운 북미관계 수립,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한반도 완전한 비핵화라는 지난해 '싱가포르 선언'을 한층 구체화하는 내용이 담기게 된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화두로 떠오른 것은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에 대한 부분이다.

청와대는 2차 북미정상회담을 이틀 앞둔 지난 25일, 북미 사이에 종전선언이 합의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혀, 북한 비핵화 조치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로서 종전선언 문제가 이번 회담에서 어떤 형태로든 도출될 것이라는 관측을 낳았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NYT)는 26일 기사에서 '평화조약'(peace treaty)에는 미치지 못하더라도 지난 70년간 계속돼 온 한반도 휴전을 매듭짓는 '평화선언'(peace declaration)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이행방안으로 평화선언, 종전선언, 평화조약, 평화협정 등 여러 형태가 거론돼 왔으나 이중 '평화선언'이 가장 광범위한 개념으로서 평화체제 구축 논의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종전선언은 말 그대로 한반도에서의 전쟁을 종식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전쟁 당사자인 한국, 중국도 참여하는 형태가 돼야 하지만 평화선언은 그 전 단계로서 북미 양국이 상호 불가침 혹은 안전보장을 담보하는 선언 형태가 될 수 있다.

NYT는 "선언을 계기로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를 넘어서는 평화 프로세스 논의를 시작할 수 있다"며 "남과 북은 국경지대에서 서로의 병력을 철수시키고 서로의 이행 상황을 감독할 시스템을 구축하는데 합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미 국익연구소(CNI)의 해리 카지아니스 국방연구소장도 25일 미 군사안보매체 내셔널 인터레스트에 기고한 글에서 '평화선언'보다 미국과 한반도의 안보를 더 잘 담보할 수 있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며 강한 지지 입장을 표명했다.

카지아니스 소장은 "학자들은 평화선언과 같은 행동을 양보, 완전한 시간낭비 등으로 매도해왔지만 이제 생각을 달리해야 할 때"라면서 "평화선언은 작은 위험 부담을 감수하는 대신 우리의 안보를 증진할 수 있는 조치"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우리는 그동안 당근과 채찍, 이른바 '전략적 인내' 등을 시도해왔지만 아무것도 북한의 잠재적 위협을 줄이지 못했다"며 "좀더 과감해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북한도 미국과의 새로운 관계를 진지하게 바라는 시점에서 북한을 설득할 유일한 방법은 평화선언이며, 이는 김 위원장 입장에서도 북한 내부 엘리트들에게 미국이 북한을 해칠 의도가 없다는 증거로 내세워 비핵화 조치에 나설 수 있는 명분이 돼 줄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