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한국 못지않게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각한 편입니다. (한국은 서울 인구는 줄고 있지만, 서울에서 빠져나간 인구가 경기도로 유입돼 전체적으로 수도권 집중 현상은 지속되는 모습입니다.) 최근 들어 도쿄로의 인구집중 현상이 더욱 가속화되고 있고, 심지어 일본 제2의 도시인 오사카는 도쿄로 가장 많은 인구를 보낸 도시가 됐다는 소식입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발표한 ‘인구이동보고’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도쿄와 주변 3개현의 인구가 13만5000명 순증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3년 연속으로 수도권 인구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된 것입니다. 수도권 인구 유입 규모로는 5년만의 최대치입니다.

일본에서 지방인구 유출은 전국적인 현상입니다. 일본 47개 지자체(도·도·부·현) 중 수도권 4개 지역을 제외한 43개 지자체에서 도쿄권으로 인구가 빠져나갔습니다. 오사카, 나고야 등 강력한 경제력을 보유한 대도시가 있는 오사카부와 아이치현도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오사카와 나고야도 젊은 층을 잡아두는 ‘인구 댐’역할을 전혀 수행하지 못했다는 분석입니다.

오히려 지방 대도시들이 도쿄로 인력을 보내는 전초기지 역할을 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도쿄 등 수도권으로 가장 많은 인구를 보낸 지역은 오사카부였습니다. 오사카부에서 1만1599명이 수도권으로 이주해, 전체 수도권 유입 인구의 10%가량을 차지했습니다. 오사카는 5년 연속으로 도쿄 지역으로 1만 명 이상의 인력이 유출되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젊은층의 수도권 집중이 두드러집니다. 2017년 통계에선 오사카에서 도쿄로 유출된 인력의 60%가까이를 20대가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오사카대 커리어센터에 따르면 취업 내정자의 60%가 도쿄에 본사를 둔 기업에 취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오사카 지역 대학들은 졸업생의 70%가량이 도쿄권에 이주해 활동하고 있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과거에는 지역 업체에 대해 오사카 지역 출신들의 ‘충성심’이 강했지만 시대가 변하면서 젊은이들의 의식도 바뀌었다는 전언입니다.

도쿄로의 집중현상이 강화되는 것은 인구감소에 따른 ‘일손부족’현상도 한몫하고 있다는 설명입니다. 일손이 부족해진 도쿄 지역 기업들이 지방에서 사람을 찾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근로자들도 고소득과 좋은 대우를 보장하는 도쿄 지역 기업들로 몰린다는 지적입니다.

한국도 오랫동안 지방경제 활성화와 지역 균등발전을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습니다. 지방 인프라 확충과 공공기관 본사의 지방이전 같은 ‘강수’도 자주 사용되곤 했는데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으로 인구유입을 막는 것은 한계가 있어 보입니다.

많은 사회 변화가 한국에 앞서 일어나곤 했던 일본에서도 수십 년째 수도권 집중현상은 강화되고, 지방 활성화 대책은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지역 내 강력한 보루역할을 하던 지방 대도시들도 도쿄로의 인구 유출을 더 이상 버티지 못하는 모습이기도 하고요. 수도권 집중 문제로 고심하는 일본의 사례를 한국 사회가 좀 더 깊이 벤치마킹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입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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