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 주택 건설 프로그램 중단 등 어려운 결정 직면"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 대행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국경장벽 필요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대통령의 장벽 건설을 위해 국방예산을 전용할 필요성 여부에 대해 아직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국경장벽 건설 예산을 확보하기 위해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함으로써 국방예산전용 필요성에 대한 판단을 내려야 하는 주무장관으로서 섀너핸 대행이 최대 난제에 직면해 있다고 영국 일간 더타임스가 전했다.
美 국방대행 "장벽건설에 예산전용 필요한지 아직 결정 못 해"
보잉사 중역 출신으로 국방 부(副)장관에서 지난해 12월 제임스 매티스 장관 퇴임으로 장관 대행에 전격 발탁된 섀너핸 대행은 지난 주말 대통령이 원하는 자금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느냐는 질문에 "나로서는 아무런 결정도 내린 바 없다.

우리는 법과 규정을 따르고 있다"고 답변했다.

미 법규에 따르면 국방부 예산을 전용할 경우 용처가 군사적 필요성에 해당하는지는 국방장관이 결정하게 돼 있다.

섀너핸 대행은 트럼프 대통령이 비상사태를 선포할 당시 해외 방문 중이었다 17일 귀국했으며 합참과 각 군 장관들이 제출한 '옵션'들을 검토 중이다.

그는 지난 주말 대통령과 대화를 갖지 않았다고 밝혔다.

섀너핸 대행이 트럼프 대통령의 결정에 반하는 판단을 내릴지 불분명하나 그는 자신이 '조치를 취하도록 얽매인' 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섀너핸 대행의 역량을 칭찬하면서 그가 정식 장관이 될 것이라고 시사한 바 있어 그가 트럼프 대통령의 조치에 반대하기는 힘들 것이라는 관측이다.

섀너핸 대행의 신중한 태도에도 불구하고 백악관은 이미 장벽 건설 예산 수십억 달러의 출처를 선별, 25억 달러는 국방부 약물 금지 프로그램에서, 그리고 36억 달러는 군사건설 프로젝트에서 각각 조달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군사건설 예산의 경우 5년 기한으로 책정된 만큼 일단 착수한 프로젝트의 경우 프로젝트 이행을 준수하도록 압력을 받는 등 섀너핸 대행이 곤경에 처해있다고 더타임스는 전했다.

섀너핸 대행은 앞서 귀국 비행기 내에서 국방부가 최근 빈약한 군인 숙소 시설에 대해 비난을 받아온 만큼 진행 중인 군 주택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것에 대해서는 신중을 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