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정보당국이 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제품을 차세대 통신망인 5세대(5G) 네트워크에서 사용하는 데 따른 보안 리스크가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미국 주도의 ‘반(反)화웨이 동맹’에 균열이 생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1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국가사이버보안센터(NCSC)는 화웨이 제품을 5G 네트워크에 사용하더라도 보안 리스크를 관리할 방법이 있다고 결론을 낸 것으로 알려졌다. 영국 정보기관 MI6도 비슷한 견해를 내놓고 있다. 알렉스 영거 MI6 수장은 지난 15일 “영국은 화웨이에 대해 미국보다 유화적인 조치를 취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각국은) 문제 해법을 모색할 주권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영국 정부가 화웨이 제품을 사용할 수 있다는 신호를 보낸다면, 그동안 화웨이 퇴출을 주도해 온 미국의 체면은 구겨질 수밖에 없다. 지난 11일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화웨이와 거래를 계속하는 나라와는 파트너로 함께 가기 힘들다”고 말했다.

미국은 이미 정부부처에서 화웨이 장비 사용을 금지했다. 프랑스 영국 독일의 주요 통신 사업자들도 5G 통신망 구축 사업에서 화웨이를 배제하기로 했다. 호주 뉴질랜드는 정부 차원에서 화웨이 장비 배제를 선언했지만 프랑스 독일은 ‘주의해야 한다’는 경고만 내놓았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