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중국이 15일 베이징에서 고위급 무역협상을 벌여 중국의 미국 상품 수입 확대와 금융시장 개방 등에 일부 의견 접근을 이룬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미국이 중국에 줄기차게 요구해온 기술이전 강요 금지 등에 대해 이견이 남아 있어 다음주 워싱턴DC에서 추가 협상을 하기로 했다.

중국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날 베이징에서 미·중 고위급 협상을 마친 스티븐 므누신 재무장관,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 미국 협상단을 면담하며 “회담에서 새로운 단계의 중대한 진전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시 주석은 “미국과 중국은 다음주 워싱턴DC에서 무역협상을 계속할 것”이라며 “양국은 남은 협상에서 상호 이익이 되는 합의에 도달하길 희망한다”고 말했다. 시 주석은 “중국은 미국과 협력해 경제통상 분쟁을 해결할 용의가 있다”며 “양국 모두 수용할 수 있는 합의에 도달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다만 협력에는 원칙이 있다”고 덧붙였다.

대중(對中) 강경파인 라이트하이저 대표도 시 주석과의 면담에서 “매우 중요하고 어려운 이슈에서 진전이 있었다”며 “우리는 더 해야 할 일들이 있지만 희망적이다”고 말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므누신 장관은 협상 후 트위터에 “류허 중국 부총리, 라이트하이저 대표와 생산적인 회의”라는 짧은 글과 함께 양국 협상단 단체사진을 올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광범위한 합의를 향한 일부 진전이 있었다”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 주석 간 정상회담을 위한 양해각서(MOU)가 나올 것”이라고 보도했다.

WSJ는 “MOU는 중국이 미국 상품과 서비스 구매를 늘리고 금융과 제조업에서 시장 개방을 가속화하며 지식재산권 보호를 강화한다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기술이전 강요 금지와 중국 정부의 국유기업 보조금 지급 중단 등에 대해선 큰 진전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