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다음달 미 플로리다주 마라라고리조트에서 여는 방안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미·중 정상회담은 무역전쟁 해소를 위해 당초 이달 말 개최를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미 정부가 논의 중인 수입차에 대한 고율 관세는 아시아 국가들은 제외하고 유럽연합(EU) 회원국만 대상이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미 인터넷매체 악시오스는 10일(현지시간) 백악관이 수개월간 지속된 무역전쟁을 끝내기 위한 미·중 정상회담 일정과 장소를 논의했다며 마라라고리조트 등이 후보지가 될 수 있다고 전했다. 백악관 관계자들은 회담일이 무역협상 마감 시한인 3월 1일을 넘기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그전에 시 주석과 전화 통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악시오스는 오는 14~15일 베이징에서 진행되는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별다른 논의가 이뤄지지 못할 가능성을 제기하며 실질적인 성과는 정상회담 이후에나 나올 것으로 내다봤다.

미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이날 스위스 투자은행 UBS 보고서를 인용해 미국이 EU에서 수입하는 자동차에만 고율 관세를 부과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UBS 보고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EU에서 수입되는 자동차에만 25%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한국과 일본 등 다른 지역 국가에서 수입하는 차량에는 고율 관세를 매기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렇게 되면 독일산 차량이 큰 타격을 받는다.

미 상무부는 지난해 5월부터 국가 안보를 위협하는 수입품을 규제할 수 있도록 한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수입차와 차 부품에 대한 조사를 벌여왔다. 상무부가 17일 수입차의 안보 위협 여부를 담은 보고서를 백악관에 제출하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를 결정하게 된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