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정보기술(IT) 기업 소니가 15년 만에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다. 다음주부터 한 달여간 1조원어치 주식을 사들일 예정이다.

日 소니, 자사주 1조원 매입…15년 만에 '통 큰' 주주 환원
소니는 8일 주주에게 이익을 돌려주기 위해 1000억엔(약 1조241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자사주 매입 기간은 이달 12일부터 3월22일까지다. 전체 유통 주식의 2.36%에 해당하는 3000만 주까지 사들일 계획이다.

소니가 자사주를 매입하는 것은 2004년 2월 이후 15년 만이다. 당시에는 합병 이슈가 있었기 때문에, 온전히 주주 환원만을 목적으로 자사주를 사들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소니는 전자와 게임사업 부문에서 판매가 늘어나 재무구조가 개선됐지만 주가는 지난해 말부터 큰 폭으로 떨어졌다. 주주에게 이익을 환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배경이다.

소니의 작년 1~3분기(4~12월)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한 8115억엔(약 8조3113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카메라와 TV 등 전자 부문이 견조한 실적을 거뒀다. 게임사업 부문에서도 안정적으로 수익을 창출했다.

소니의 지난해 12월 말 현재 보유 현금은 1조108억엔(약 10조3563억원)으로 부채(5659억엔)를 크게 웃돌고 있다. 하지만 미·중 무역분쟁 격화에 따른 글로벌 경기 둔화 우려로 올해 이미지센서 매출 전망을 하향 조정하면서 이달 초에는 작년 12월 초에 비해 주가가 20% 가까이 빠졌다.

이날 자사주 매입 방침 발표 직후 도쿄증시에서 소니 주가는 전일 대비 4.10% 급반등했다. 장중엔 7% 가까이 뛰기도 했다. 오가와 요시노리 오카산증권 연구원은 “소니 경영진이 현금 흐름이 양호한 상황에서 현 주가가 저렴하다고 판단해 자사주 매입에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소니는 2004년 2월에도 자회사인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를 모회사로 완전 합병키로 하면서 63억엔(약 645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