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최대 증권사인 노무라증권을 거느린 노무라홀딩스가 지난해 4분기에 10년 만의 최대 적자를 기록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인수한 리먼브러더스 유럽·아시아부문의 자산가치 손실 등을 회계에 반영한 데 따른 것이다.

1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노무라홀딩스는 2018년 4분기(10~12월)에 국제회계기준으로 953억엔(약 9788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2009년 1분기 2158억엔(약 2조2173억원) 적자를 본 이후 10년 만의 최대 규모 적자다.

노무라의 실적 악화는 과거 인수했던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가 하락하자 이를 반영한 영향이 컸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 인수한 리먼브러더스의 브랜드 가치는 140억엔(약 1437억원) 감액 처리했고 2007년 인수한 온라인 증권사 인스티넷의 가치도 670억엔(약 6883억원) 줄였다. 회계법인과 협의 후 일괄적으로 손실 처리했다고 노무라홀딩스는 설명했다.

노무라증권은 리먼브러더스 유럽·아시아부문을 인수하며 글로벌 투자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하지만 인수한 리먼브러더스 사업부문이 2016년까지 줄곧 적자를 기록했고 유럽 등에서 우수인력이 이탈하며 당초 기대했던 해외 수익 기반을 다지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4분기에도 노무라홀딩스 미주법인이 871억엔(약 8942억원) 적자를 본 것을 비롯 유럽과 아시아, 오세아니아 등 모든 해외 법인이 적자를 기록했다.

일본 내 주력 사업에서의 부진도 실적 악화를 부추겼다. 미국채권 금리 변동이 심해지면서 채권 거래가 감소했고 위축된 개인투자자 등의 주식 거래도 악재로 작용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