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을 진행하고 있는 제너럴일렉트릭(GE)이 예상보다 좋은 실적을 공개하면서 주가가 하루 새 12% 급등했다.

몰락하던 GE, 모처럼 '반짝'
GE는 지난해 4분기 매출(333억달러)이 전년 동기 대비 5% 늘어났다고 지난달 31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지난해 전체 매출은 1216억달러(약 135조원)를 기록했고 손익에서는 207억달러(약 23조원) 적자를 이어갔다. 적자 규모도 전년 85억달러보다 크게 늘었다.

하지만 시장은 오히려 좋은 소식으로 받아들였다. 부채가 줄어들고 현금흐름이 안정되는 등 전체적으로 ‘바닥을 쳤다’는 인상을 줬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GE를 억눌러 온 서브프라임 모기지 채권 판매에 대한 배상책임을 털어낸 것도 좋은 신호로 해석됐다. 미국 법무부와 GE가 최근 합의한 15억달러 벌금안은 GE가 지난해 충당금을 쌓아 손실 처리한 금액과 거의 일치한다.

주가는 뛰었지만 실적이 크게 개선된 것이라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지적이 많다. 성과 부진의 주범으로 꼽히는 플랜트 사업부문은 지난해 수주량이 전년 대비 23% 줄었다. 작년 10월에 취임한 래리 컬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플랜트부문 1만 명 감원에 이어 올해도 구조조정을 계속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른 부문 실적은 양호했다. 엔진 등 항공기부품 사업은 지난해 매출이 21%, 이익은 24% 늘었다. 분사 후 별도 상장(IPO)을 추진하고 있는 헬스케어부문 이익은 2% 증가했다.

한때 미국 대표 제조업의 상징으로 손꼽혔던 GE는 금융위기 후 주가와 수익률이 시장 평균을 밑돌며 추락했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