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만성적인 일손 부족 현상은 한국에도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인력난을 해소하기 위해 일본 기업들은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기도 합니다. 그런데 일본에서 호텔·백화점을 운영하는 한 업체가 일손 부족에 대처하기 위해 취업정보업체를 통째로 사들이기로 했습니다. 과연 이 같은 조치가 인력확보에 도움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됩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에서 운수·유통·부동산업을 하고 있는 오다큐전철이 호텔사업 확대를 위해 인재서비스 기업인 휴머닉홀딩스를 인수키로 했습니다. 휴머닉홀딩스는 20만 명 이상 회원을 보유한 취업사이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오다큐전철이 휴머닉홀딩스를 인수하는 데에는 수십억 엔(약 수백억 원)이 투자될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오다큐전철은 이번 인수수로 구직자 관련 정보와 구직자들의 동향을 원활하게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를 바탕으로 자사로의 취직을 유도하는 전략을 수월하게 만들 수 있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오다큐전철은 현재 22개 호텔을 운영하고 있는데 도쿄 올림픽이 개최되는 2020년까지 운영 호텔 수를 35개로 늘린다는 계획입니다. 하지만 숙박업 분야에서 필요한 인력을 충분히 구하지 못해 사업 확장에 차질을 빚을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일본을 방문하는 외국인 관광객이 연간 3000만 명을 넘어서면서 일본 호텔업계에 확장 붐이 일고 있지만 상대적으로 근무강도가 세고, 처우가 낮다는 이유로 일손을 구하기가 어렵기 때문입니다. 2017년의 숙박·음식업 분야의 인력 부족 수준은 대표적으로 일손이 딸리는 것으로 알려진 운수업과 유사한 수준으로 파악됐습니다.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취업관련 업체를 인수한 것은 오다큐전철이 처음이 아닙니다. 도쿄건물은 빌딩이나 호텔, 아파트 관리, 환경미화원 등 2000여명을 보유한 기업을 인수해 부족한 인원을 보충했습니다.

시장조사업체인 도쿄상공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일손 부족을 이유로 파산한 일본 기업수는 전년 대비 22% 증가한 387개에 달했다고 합니다. 전반적인 경기는 개선되고 있지만 ‘일손부족’탓에 ‘풍년아사’한 기업이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것입니다. 일본 기업들이 당면한 최대 과제인 일손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 취하고 있는 각종 기발한 대책과 방안들이 과연 효과를 볼 수 있을지 결과가 주목됩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