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신용평가사 중국시장 진출 첫 허용
시장개방 의지 피력해 미국 예봉 피하기 해석
中, 고위급 무역협상 직전 S&P 진입 허가…美에 '올리브 가지'

중국 정부가 세계 3대 신용평가사 중 처음으로 미국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의 자국 시장 진입을 허용했다.

이번 조치는 오는 30∼31일 미국 워싱턴에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이뤄지기 직전에 발표됐다는 점에서 중국이 미국 측에 '올리브 가지'를 내밀어 '무역 평화'를 원한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중국 매체들에 따르면 인민은행은 전날 S&P의 중국 내 자회사 설립을 허용했다면서 S&P가 향후 중국 채권 시장에서 신용평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인민은행은 "신용평가 산업의 대외 개방은 점진적 금융시장 대외 개방의 중요한 부분 중 하나"라며 "앞으로 신용평가 시장 개방을 지속해 국제적으로 영향력 있는 신용평가사들이 중국 시장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간 중국은 S&P와 무디스, 피치 등 글로벌 신용평가사의 자국 시장 진입을 허용하지 않아 다궁(大公) 등 중국 신용평가사들이 시장을 독점해왔다.

중국 신용평가 업체들의 고등급 남발은 중국의 자본시장 신뢰도가 낮은 이유 중 하나로 지목됐다.

중국에서는 채권을 발행한 기업 대부분이 'AA' 이상의 등급을 받을 정도로 '신용 인플레이션'이 심하다.

특히 중국 신용평가 시장을 주도하는 다궁은 작년 기업들로부터 높은 수수료를 받고 높은 신용 등급을 줬다는 이유로 당국으로부터 영업정지 처분을 받기도 했다.

중국이 S&P의 시장 진입을 허용한 것에는 자국이 꾸준히 대외 개방을 확대하고 있다는 의지를 피력함으로써 미국의 대중 압박 강도를 낮춰보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은 중국과 무역협상 과정에서 심각한 무역 불균형, 중국의 지식재산권 절취, 중국 투자 기업에 대한 기술 이전 강요, 외국 기업에 차별적인 산업 정책 등과 더불어 폐쇄적인 시장을 중요한 문제점으로 지적하면서 시정을 촉구해왔다.

급속한 경기 둔화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최근 중국은 상당한 수준의 양보를 통해 미중 무역 전쟁을 서둘러 봉합하기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우회적으로 발신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근 들어 중국은 미국 제품 대량 구매, 유전자변형 농산물 수입 허용, 외국 기업의 지식재산권 등 권익 보호 법안 마련 등을 통해 미국에 '변화 의지'를 피력하고 있다.

다만 미국 측은 자국 제품 대량 구매 의향을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중국의 '구조적 변화' 문제에는 큰 진전이 없다면서 지속해 강한 대중 압박을 이어가겠다는 태세다.

/연합뉴스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