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광경쟁력은 어디서?
< 도쿄 아사쿠사 사찰을 찾은 관광객들 > 14일 성년의 날(공휴일)을 맞아 내와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 도쿄 아사쿠사 사찰을 찾은 관광객들 > 14일 성년의 날(공휴일)을 맞아 내와국인 관광객들로 붐비고 있다. / 김영우 기자 youngwoo@hankyung.com

일본 ‘성년의 날’인 지난 14일 도쿄 다이토구 아사쿠사에는 예쁜 기모노 차림의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센소지(浅草寺)에서 향을 피우며 소원을 빌거나 친구들과 셀카를 찍는 일본 젊은이들과 외국인 관광객이 뒤섞이면서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프랑스 금융업체에서 일하다 지난해 9월부터 세계 13개국째 돌아다니고 있다는 조한 마우렐(30)은 “역사와 전통을 갖고 있는 일본은 지금껏 다녀본 아시아 국가 가운데 최고”라고 칭찬했다. 일본 전통요리점이나 온천지의 료칸(여관)뿐 아니라 길거리의 흔한 만두가게에서도 기모노 차림의 점원을 만날 수 있는 점이 일본 관광의 매력이라는 설명이다.

지방·체험관광의 확산

일본은 수도인 도쿄뿐 아니라 지방 곳곳에도 외국인 관광객이 넘쳐난다. 일본정부관광국(JNTO·한국관광공사와 비슷)이 지난 16일 발표한 2018년 외국인 방문자는 3119만명으로 아베 신조 총리가 연말에 취임한 2012년(836만명)과 비교하면 6년만에 3.7배 늘었다. 2009년 외국인 관광객 숫자에서 한국에 역전당한 일본이 2015년 한국을 재역전한데 이어 최근 3년동안은 연평균 450만명이 증가할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야노 가즈히코 미즈호종합연구소 조사본부 이사는 “아베의 전략 가운데 명확히 성과를 내고 있는 분야는 관광”이라고 평가했다.

일본의 관광진흥전략은 내국인들이 찾을만한 관광지와 상품을 개발해 그곳으로 외국인까지 유치하자는 것으로 요약된다. 아사쿠사는 새해가 되면 일본 각지의 사람이 몰려와 한해의 안녕을 기원하는 대표적인 명소가 됐고 덩달아 외국인 관광객의 관심도 끌었다.

서울과 제주에만 외국인이 몰리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각 지방에도 관광객이 몰린다. 지역마다 특색있는 볼거리와 체험상품을 개발한 때문이다. 나가노현 하쿠바(白馬)마을이 대표적이다. 1998년 나가노 동계올림픽 개최이후 관광지로 각광받던 이곳은 잃어버린 20년 동안 침체를 거듭했다. 마을 숙박시설이 ‘하쿠바 투어리즘’이라는 자체조직을 결성하고 인프라 확장과 홍보 등을 통해 외국인 숙박객 수를 2005년 3만명에서 2017년 11만명으로 급속히 늘렸다.

잘 갖춰진 관광인프라

교통 등 관광인프라도 잘 갖춰졌다. 한국의 5개 공항에서 출발하는 저가항공(LCC) 노선을 유치한 일본 지방공항만 26곳에 달한다. 도쿄에서 이바라키현으로 가는 고속도로 휴게소에 있는 커피점에서는 무료와이파이에 접속하는데 한글로 안내문이 떴다. 구글맵에서는 지하철 몇번 출구로 나가 어떤 노선으로 환승하면 되는지 한글로 경로를 안내해준다. 전북 전주에서 친구들과 함께 도쿄를 찾은 대학생 이하늘 씨(21)는 “깨끗하고 접근성이 좋아 일본을 자주 찾는데 올때마다 편안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회관계망(SNS)을 통해 다양한 관광지와 관광상품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야마구치현 나가토시현에 어부들의 풍어와 해상안전을 기원하기 위해 123개의 기둥을 세운 모토노스미((元乃隅稲成)신사는 그동안 관광지로 거의 알려지지 않았지만 2014년 SNS를 통해 ‘절경지’로 화제를 모으며 널리 알려졌다. 2017년 108만명이 방문할 정도로 주목을 끌자 야마구치현은 지난해 영국인 유투버를 활용한 홍보 동영상을 제작 배포하기도 했다.

후지타 레이코 JNTO 해외프로모션부장은 “전통 음식 문화 자연 등 7개 테마로 홍보해 미국 관광전문잡지에서 일본이 ‘주목받는 관광지’ 1위에 오르기도 했다”고 말했다. 단순한 구경하기에서 오차(녹차) 마시기 등 체험으로, 일반적인 쇼핑에서 기모노 입어보기 등 액티비티로 일본의 매력을 강조했다는 설명이다. 도쿄타워에 이은 새 관광명소인 스카이트리는 투명LED(발광다이오드)로 창문을 만들어 ‘진격의 거인’ 등 대표적 애니메이션 캐릭터들을 주기적으로 비춰주며 젊은이들의 환호를 이끌어내고 있다. 미셰린 가이드에서 발표하는 스타 식당 갯수도 프랑스 파리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정도로 일본의 음식점들은 호평받고 있다. 가족여행으로 자주 일본을 찾는다는 정희숙 씨(49)는 “사시미처럼 비싼 음식이 아니라 우동이나 돈까스라 하더라도 음식점마다 몇대를 이어온 전통과 색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고 말했다.

호텔과 료칸 등 숙박업소는 깨끗하고 안전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관광객을 대상으로 하는 바가지요금이 극성을 부리는 한국과 달리 일본은 어디든 친절히 손님을 맞이한다. 직장동료와 함께 출장왔다는 인도인 리주 딕시드는 “일본의 최대 매력포인트는 바로 일본사람들”이라며 “가격이 다소 비싼게 흠이지만 그만한 가치는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일본 10대 관광지>(2017년 지역별 공항 입국자 기준)

순위/지역/외국인 입국자(명)/주요 관광지


1위/도쿄/1138만4702/도쿄
2위/간사이/715만9996/오사카, 교토, 고베, 나라
3위/후쿠오카/220만5616/인근 오이타현 벳푸 포함
4위/오키나와/163만1063/오키나와
5위/홋카이도/149만2723/삿포로
6위/아이치/135만9385/나고야
7위/가고시마/12만6002/가고시마, 구마모토
8위/시즈오카/10만8542/후지산
9위/히로시마/9만2577/히로시마
10위/미야기/8만2478/센다이

도쿄=정태웅 기자 redae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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