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상 최장의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정지)으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20일(현지시간) 우울한 취임 2주년을 맞았다. 셧다운 때문에 급여를 받지 못한 연방 공무원들이 전당포를 찾거나 우버 기사로 등록하는 등 생활비를 벌기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는 보도가 잇따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 몬태나주 빌링스의 전당포 주인 블레인 포트너는 “하루 평균 3명의 연방 공무원이 찾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한 공무원은 수백달러를 주고 산 담요를 맡기고 50달러를 빌려갔다”며 “두 달에 20%의 이자를 부과한다”고 했다. 라스베이거스에서 맥스전당포를 운영하는 마이클 맥은 “한 여성 공무원이 어머니의 결혼반지를 맡기고 돈을 빌려갔다”고 말했다. 버지니아주에서 전당포 영업을 하는 리처드 앤드루스는 지난주 한 가족이 60인치 고화질 TV를 들고와 200~300달러를 요구했지만 75달러밖에 주지 않았다고 했다.

셧다운으로 힘들어진 건 백악관 공무원도 마찬가지다. 케빈 해싯 백악관 경제자문위원장은 “경제자문위원회 공무원 중 (생활비를 벌기 위해) 우버 운전사로 일하는 사람도 있다”고 털어놨다. NYT는 지난달 22일 셧다운 시작 후 4주간 80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받지 못한 급여가 1인당 평균 5000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분석했다. 연방 공무원들의 실업수당 청구 건수도 1월 첫째 주 1만454건으로 전주의 4760건에 비해 두 배나 늘었다.

트럼프 대통령과 민주당은 셧다운 30일째인 이날도 국경장벽 예산을 둘러싸고 정면충돌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를 통해 “그들(민주당)은 범죄와 마약을 보지 않는다”며 “오로지 이기지 못할 2020년(대선)만 바라본다”고 공격했다. 또 “낸시 펠로시(하원의장)는 너무 왼쪽(좌파)으로 가버렸다”고 비난했다. 이에 펠로시 민주당 하원의장은 “미국인 80만 명이 급여를 못 받고 있다”며 “정부를 다시 열고 공무원들이 급여를 받을 수 있게 하라”고 반박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국경장벽 예산안을 통과시키면 불법체류 청년 추방 유예 프로그램(DACA)을 3년간 연장하겠다고 제안했다. 하지만 민주당은 “드리머(추방이 유예된 불법 체류 청년들)에 대한 항구적 해법을 담고 있지 않다”며 거부했다.

워싱턴=주용석 특파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