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의 30대 야당 지도자가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독재에 정면으로 맞서고 있다. 우파 성향 야당 대표인 후안 과이도 국회의장(35)이 주인공이다.

과이도 의장은 13일(현지시간) 마두로 대통령 퇴진을 요구하는 집회에서 “오늘부로 베네수엘라의 적법한 대통령은 나다”고 선언했다. 과이도 의장은 좌파 성향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에게 맞서 사회 운동가로 활동하던 2009년 정계에 입문했으며 지난해 12월 국회의장에 선출됐다.

과이도 의장은 이날 수도 카라카스에서 반정부 시위가 열린 해안도시 카라발레다로 이동하던 중 정보요원들에게 납치됐다가 풀려났다.

과이도 의장은 집회에서 “나는 마두로 대통령에게 상황이 바뀌었다는 사실을 알리고 싶다”며 “우리는 두렵지 않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물가상승률이 100만%가 넘는 등 국가 경제를 파탄내고도 지난해 5월 주요 야당이 불참한 가운데 치러진 대통령선거에서 67.7%를 득표해 재선에 성공했으며, 지난 10일 두 번째 임기를 시작했다.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는 과이도 의장에게 힘을 실어주고 있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성명에서 “과이도 의장의 용감한 결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