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수요 둔화도 발목…"상반기까지 수출·수입 부진" 전망

중국의 지난달 수출과 수입이 시장의 예상을 깨고 급감해 세계 경제에 또다시 적신호를 보냈다.

14일 해관총서가 발표한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중국의 수출은 전년 동기보다 4.4% 감소했다.

이런 수출 감소는 2년만에 가장 큰 폭이다.

지난달 중국의 수입 역시 7.6% 줄어 2016년 7월 이후 최대폭으로 감소했다.

전문가들은 수출과 수입이 소폭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날 중국의 무역수지 발표 후 아시아 증시는 일제히 하락했다.

상하이종합지수는 0.7% 하락 마감했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이날 1.4% 떨어졌다.

한국 코스피지수는 0.5% 하락해 장을 마쳤으며 일본 증시는 이날 휴장했다.

중국 경제 둔화에 대한 우려로 브렌트유 가격도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내려갔다.

줄리언 에번스-프리처드 캐피털이코노믹스 중국 담당 선임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보고서에서 중국의 12월 수출은 글로벌 성장 둔화와 미국 보복관세의 영향으로 감소했으며, 수입 역시 내수침체 때문에 줄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반적인 전망이 밝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글로벌 성장이 올해 더 둔화할 것이라면서 중국이 무역협상을 타결 짓더라도 수출은 여전히 약한 상태일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부양책이 올해 하반기 전에는 내수 진작에 도움을 주지 못할 것이라 수입 증가세 역시 침체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중국 내 수요 부진 때문에 글로벌 기업들까지 아우성이다.

애플은 중국 시장의 아이폰 매출 부진을 거론하면서 실적 전망치를 대폭 하향해 시장에 큰 충격을 줬다.

최근 중국의 주요 전자상거래 사이트인 징둥과 쑤닝 등은 아이폰을 10% 이상 할인된 가격에 팔기 시작했는데, 애플의 공급 가격 인하에 따른 것이라고 이들 업체는 밝혔다.

자동차 메이커 재규어랜드로버 역시 중국 시장 판매 부진 등의 이유로 직원 5천명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세계 최대 자동차 시장인 중국의 연간 승용차 판매량은 지난해 20여년 만에 처음으로 줄었다.

중국승용차연석회의(CPCA)에 따르면 2018년 중국의 승용차 판매량은 2천272만대로 전년보다 6.0% 감소했다.

최근 발표된 중국의 작년 11월 소매판매 증가율도 15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루이스 쿠이츠는 CNBC 인터뷰에서 중국의 수입 둔화는 내수경기가 약해지고 있다는 다른 지표들과 방향이 일치한다면서, 중국 경제의 전반적인 성장이 지난해 4분기에 둔화했을 것이라고 봤다.

이어 "이런 추세는 수출 부진, 신용증가세 둔화, 부동산시장 냉각 등으로 인해 올 상반기에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류야신 자오상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수출 업자들이 보복관세 전에 제품을 서둘러 미국으로 보냈지만, 미리 수출하는 효과는 사라졌으며 내수경기는 부진하다면서 "수출이나 수입 모두 적어도 올해 상반기까지는 둔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중국 정부가 내놓은 인프라 지출 확대와 세금 감면 등의 부양책에도 중국 경제는 호전될 기미가 없다.

제조업 분야도 지난달 1년반만에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신규 주문은 수개월째 감소했는데 이는 수출이 더 악화할 것이라는 신호다.

중국 정부는 올해 대규모 감세 등을 공언했지만 일부 애널리스트들은 당국이 경기 부양책에 더 속도를 내야 할 것이라고 주문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중국이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치를 6∼6.5%로 낮출 것이라고 소식통을 인용해 지난주 보도한 바 있다.

중국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아직 발표되지 않았지만, 6.6% 안팎으로 28년만에 최저를 기록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