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통신장비업체 화웨이 간부가 폴란드에서 스파이 혐의로 체포된 사건을 놓고 폴란드와 중국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폴란드 정부가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을 배제할지에 대해 공동 입장을 정해야 한다고 촉구하자, 중국 관영 매체가 “폴란드가 미국의 하수인 노릇을 하고 있다”며 강력 비난하고 나섰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인 환구시보는 14일 사설에서 “폴란드 정보기관이 트위터를 통해 관련 소식을 전하고 이를 미국 중앙정보국(CIA)과 연방수사국(FBI), 국무부 등이 리트윗을 했다”면서 “이는 화웨이 간부 체포에 정치적 목적이 있다는 의심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폴란드 당국이 이번 사건은 화웨이와 무관한 개인의 소행이라고 밝혔지만 사건 처리는 화웨이와 중국의 명예가 훼손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며 “이는 폴란드와 미국의 속임수”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나토와 EU는 여태껏 특정 기업을 압박하기 위해 단체 행동에 나선 적이 없기 때문에 화웨이를 축출하려는 것은 미국의 의도일 것”이라고 주장했다.

환구시보는 “과거 중국과 동유럽 국가 사이에 간첩 관련 분쟁은 극히 드물었다”며 “폴란드는 통신기술이 발달되지 않은 데다 시장 규모도 크지 않아 이곳에서 화웨이가 스파이 활동으로 얻을 기술이나 비즈니스 정보가 없다”고 했다. 이어 “폴란드와 함께 서방국가들이 중국의 영역을 침범한다면 그에 상응하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폴란드 방첩 당국은 지난 11일 화웨이의 중·북부유럽 판매 책임자인 왕웨이징과 현지 통신회사 오렌지폴스카에서 근무하고 있는 폴라드인 직원을 스파이 혐의로 체포했다. 폴란드 정부는 향후 공공기관에서 화웨이 제품 사용을 금지하는 것도 검토하고 있다.

폴란드의 한 사이버보안 당국자는 이날 “민간 기업이나 시민들에게 특정 기업 제품을 사용하지 말도록 하는 법적 수단은 없다”면서도 “이런 조치를 취할 수 있도록 법률을 개정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강동균 특파원 kd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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