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해 ‘미국 자동차 산업의 상징’으로 불리는 캐딜락이 전기차 브랜드로 새롭게 태어난다.

메리 배라 제너럴모터스(GM) 회장은 지난 11일(현지시간) CNBC 인터뷰에서 “GM의 프리미엄 브랜드 캐딜락을 미국에서 전기차를 가장 많이 생산하는 브랜드로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GM 관계자를 인용해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을 적용한 캐딜락 차량도 곧 공개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GM이 명품 세단 캐딜락의 브랜드 가치를 활용해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본격 개척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GM은 그동안 대중차 브랜드인 쉐보레를 통해 전기차 사업을 진행해 왔지만 결과가 썩 좋지 못했다. 지난해 GM의 북미 전기차 시장 점유율은 9%로, 53%에 달하는 테슬라에 한참 못 미친다.

GM이 이번 계획을 통해 캐딜락 브랜드의 과거 명성을 되찾으려 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1902년 탄생한 캐딜락은 대통령 의전차량으로 쓰이는 등 한때 미국에서 부와 명예를 상징했다. 하지만 최근 세계적으로 고급 승용차 수요가 감소하면서 인기가 줄어들었다.

한편 GM은 최근 쉐보레 대표 전기차 모델인 볼트의 북미 생산을 중단하는 등 전기차 부문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 개편을 예고했다. GM은 대규모 구조조정을 통해 향후 2년간 전기차와 자율주행차에 대한 투자를 두 배 이상 늘린다는 계획을 지난해 발표했다. 북미 시장에서는 2023년까지 전기차 모델 20개를 출시하고 중국 시장에서는 2020년까지 10개 모델을 내놓는다는 구상이다.

정연일 기자 ne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