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가 화장실을 무료로 개방한 뒤 쓰레기가 넘쳐나는 등 ‘공유지의 비극’이 일어나고 있다. 화장실 이용자가 급증하면서 위생이 악화돼 직원과 소비자들이 불편을 겪는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0일(현지시간) 스타벅스가 지난해 5월 화장실을 개방한 뒤 불분명한 이유로 화장실 문을 잠가 놓거나 청소 중이란 이유로 출입을 막아놓는 사례가 크게 늘었다고 보도했다. 한 스타벅스 직원은 “모든 사람이 화장실을 쓸 수 있게 한 결과 아무도 사용할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미국 레스토랑과 카페에서 흔히 일어나는 화장실 내 마약 사용 문제도 발생하고 있다. 시애틀 현지 언론은 스타벅스 본사가 있는 미국 시애틀에서만 두 명 이상의 바리스타가 휴지통을 비우다가 주사기 바늘에 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이 때문에 스타벅스 직원들은 에이즈(후천성면역결핍증), B형 간염 등에 감염될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 3700명 이상의 스타벅스 직원은 주사기용 휴지통을 따로 설치해 달라는 청원서에 서명했다.

스타벅스는 지난해 5월 하워드 슐츠 당시 회장의 결정에 따라 음료 구입 여부와 관계없이 모든 방문객에게 화장실을 개방하기로 했다. 필라델피아에 있는 스타벅스 매장에서 흑인 고객이 음료를 주문하지 않고 화장실 사용을 요구했다가 매장 직원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 연행되면서 인종 차별 문제가 불거진 데 따른 조치였다.

하지만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공공재는 사람들이 남용해 쉽게 고갈될 수 있다는 공유지의 비극이 스타벅스 화장실에서 나타나고 있다고 WSJ는 전했다. WSJ는 “대부분의 소비자는 기업이 합리적인 이유에서 자원의 사용을 제한하는 것에 불만을 가지지 않을 것”이라고 논평했다.

추가영 기자 gyc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