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눈엣가시' 베이조스 이혼에 "행운 빌어…아름다울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눈엣가시'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이혼 결정에 일단 행운을 빌어줬다.

트럼프 대통령은 10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남부 국경지역 방문을 위해 텍사스주로 떠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이혼하는 베이조스에게 해줄 말이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그에게 행운을 빈다"고 두 차례 말했다.

이어 "그것은 아름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2차례 이혼 경험이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름답다'는 발언을 무슨 의미로 한 것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주된 관심사가 '아마존 때리기'라는 말이 있을 만큼 베이조스와는 거리가 있는 그가 '덕담'한 것에 미 언론도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이는 모습이다.

미 인터넷매체 허핑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이 주요 표적인 베이조스를 저격하고픈 유혹에 저항했다"라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선 캠페인 당시 "내가 대통령이 되면 그들은 문제를 안게 될 것"이라고 대놓고 아마존을 비판했다.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아마존이 헐값으로 소포를 배달하게 해 우체국에 수십억 달러의 손해를 입혔다", "아마존이 주(州) 정부에 세금을 내지 않는다", "아마존 때문에 소매상이 큰 피해를 봤고 일자리가 사라졌다" 등 공격의 고삐를 늦추지 않았다.

특히 베이조스는 유력 일간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여서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눈엣가시' 같은 존재였다.

그는 앙숙지간인 WP에서 자신에게 비판적인 기사가 쏟아질 때마다 "WP는 (아마존의) 로비스트이며, 로비스트로 등록해야 한다"고 독설을 퍼부었다.

WP는 지난해 4월 트럼프 대통령이 '아마존 때리기'에 열을 올리는 이유를 다룬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세계 최고 부호 명단에서 자신보다 순위가 높은 사람에 대해 경쟁의식을 갖고 있다"고 분석했다.

WP는 트럼프 측근들을 인용, 트럼프 대통령이 수년간 '세계 부호 순위'를 발표하는 경제전문지 포브스 편집자를 대상으로 자신의 실제 자산이 집계액보다 많다며 로비 활동을 한 사실이 있다고 보도했다.

베이조스는 전날 트위터를 통해 아내 매켄지 베이조스(48)와 결혼 25년 만에 이혼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특히 그의 자산이 1천370억 달러(약 145조8천210억원)에 달해, 이혼 소식은 두 사람 간 재산분할이 어떻게 될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CNBC방송은 이들이 거주하는 워싱턴주(州)가 이혼 시 결혼 이후 형성한 재산을 똑같이 나누는 '부부공동재산' 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베이조스 이혼이 역사상 가장 값비싼 이혼이 될 수 있다고 전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