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가 사무실 공유업체 위워크에 대한 투자 규모를 당초 계획했던 160억달러(약 17조9700억원)에서 20억달러(약 2조2400억원)로 크게 줄일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소프트뱅크와 함께 100조원 규모 비전펀드를 조성해 운영 중인 중동 자본이 위워크가 기술기업이기보다는 부동산 임대업체 특성이 강하다며 대규모 투자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현지시간) 소프트뱅크와 위워크 간 협상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 소프트뱅크의 투자 규모가 대폭 축소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소프트뱅크의 투자가 무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FT는 “소프트뱅크가 당초 구상했던 것과 달리 위워크의 최대주주도 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소프트뱅크는 위워크에 스타트업(신생 벤처기업) 투자로는 사상 최대인 16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었지만 급격히 방침을 바꿔 투자 규모를 8분의 1 수준으로 줄였다. 투자 주체도 글로벌 기술 스타트업에 대한 투자를 주도해 왔고 이미 위워크에 80억달러(약 8조9800억원)를 투입한 비전펀드가 아니라 소프트뱅크가 직접 담당할 전망이다.

소프트뱅크가 위워크에 대한 투자를 대폭 축소한 것은 비전펀드 공동 투자자인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와 아랍에미리트 국부펀드 등 중동 자본이 우려를 내비쳤기 때문이란 시각이 많다. 위워크가 기술기업보다는 부동산 임대업에 가까운 사업모델을 갖추고 있고 기업가치가 과도하게 높게 평가됐다며 투자에 이견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최근 수개월간 글로벌 증시에서 대형 기술주 주가가 급락하면서 정보기술(IT) 기업에 주로 투자해온 소프트뱅크의 운신 폭이 좁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소프트뱅크 주가는 최근 3개월 새 33% 하락했다.

도쿄=김동욱 특파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