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를 맞아 지난 1일 밤 세계 주요 도시에선 화려한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그 가운데 가장 눈길을 사로잡은 것은 프랑스 파리 개선문의 빛 축제였다. 올해의 주제인 ‘프라테르니테(fraternit)’를 상징하는 영상이 밤새 개선문의 전면에서 펼쳐졌다. ‘프라테르니테’는 프랑스 혁명 정신 가운데 하나로, 우리에게 ‘박애’로 번역돼 알려졌지만, 프랑스어로 ‘우애’ ‘동포애’ ‘상호이해’ 등 여러 가지 뜻을 함께 담고 있는 단어다.

지난해 지구촌은 갈등으로 몸살을 앓았다. 프랑스를 휩쓸었던 ‘노란조끼’ 시위,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등 계층 간, 국가 간 마찰이 이어졌다. 그래서 프랑스 파리는 새해 소망을 ‘프라테르니테’로 정했다. 개선문이 갖가지 모양과 색으로 장식돼 더욱 아름답게 변신한 것처럼, 나와 내 편뿐 아니라 타인과 다른 편을 존중할 때 세상은 더욱 살 만하게 되리라는 뜻이다.

신경훈 기자 khshin@hankyung.com